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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보조금' 받는 삼성전자, 美 본토서 TSMC·인텔과 정면승부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공장 투자 170억→440억 달러로 2.5배 늘어
AI 칩 '큰 손' 빅테크 공략…"첫번째 공장 2026년 가동해 4나노·2나노 칩 생산"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9조원에 달하는 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을 확정받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현재 건설 중인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외에도 첨단 패키징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인 대만 TSMC, 미국 인텔과 미국 본토에서 첨단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정면승부를 예고한 셈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인스타그램 캡처]

◇ 삼성전자 美 보조금, 인텔·TSMC 이어 세 번째 규모…투자 대비 보조금 비율은 가장 높아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6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로, 인텔과 TSMC에 이어 세 번째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약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투자 규모보다 2.5배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에 추가로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R&D 시설도 함께 구축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첫번째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2026년부터 4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을 시작하고, R&D 시설도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기업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의 보조금과 110억달러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TSMC에는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 대출 55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보조금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인텔과 TSMC보다 적지만,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삼성전자가 눈에 띄게 높다. 미국내에서 인텔은 향후 5년간 1000억달러를, TSMC는 6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대출을 제외한 보조금 비율만 따지면, 인텔이 8.5%, TSMC는 10.2%지만, 삼성전자는 14%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 美 현지서 AI 칩 '큰 손' 빅테크 공략…최첨단 2나노 공정 격전지 부상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마중물 삼아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큰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 파운드리 업계 선두 주자인 TSMC와 삼성전자, 그리고 최근 대대적인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선언한 인텔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에 양산을 시작하는 2나노 공정이 최첨단 공정기술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2나노 반도체는 3나노 공정으로 만든 제품보다 성능은 10~15% 개선되고 소비전력은 25~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은 빠르게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올해말까지 18A(옹스트롬·1.8㎚) 제조 준비를 완료하고, 2027년까지 1.4㎚ 초미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TSMC는 내년 상반기 애리조나 피닉스의 1공장을 가동할 예정으로, 4나노 칩이 생산된다. 피닉스 2공장에서는 2028년부터 2나노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그리고 2030년까지 구축하는 3공장에서는 1나노대 제품을 생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TSMC 추격을 위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지금은 TSMC보다 1~2년 뒤쳐졌지만 2나노에선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일찌감치 선보인 최첨단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서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파운드리 공정에 GAA 기술을 적용한 것은 현재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반면 TSMC는 2나노부터 GAA 기술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5년 시작되는 2나노(nm) 공정에선 우위를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문장은 이번 투자에 대해 "AI 칩과 같은 미래 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공정이 적용된 팹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텍사스에 반도체 제조를 집중화해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제품을 고객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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