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연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도발하고 있다. 총선 막판 국면 비판 수위를 끌어올려 여론 집중을 받으면서 지금의 상승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조 대표는 5일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복복지센터에서 사전 투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월 10일 총선 이후에는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 법안도 만들어져 있는데 빨리 수사 대비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또 "4·10 이후 (한 위원장의) 계획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보여온 여러 가지 막말, 색깔론을 봤을 때 조국혁신당이 도입하려고 하는 '검사장 직선제'에 출마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며 "제 말은 출마하셔도 떨어질 거라는 취지"라고 비꼬았다.
한 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정치를 희화화한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서는 "저 보고 한 이야기냐"며 "본인이 거울 보고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조 대표의 '한 위원장 저격'은 창당 때부터 예고됐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12일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즉시 한동훈 위원장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는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찰독재 조기종식'을 내세우며 강경하고 선명한 당 정체성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으로, 같은 달 3일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으면서 세몰이를 시작했다. 이후 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보다는 한 위원장에게 영점을 맞췄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는 "(4·10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버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한동훈 특검법'에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국민의힘 일부가 찬성해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국민의힘 간 분열을 노린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조국)심판특별위원회'를 만든 것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자기들이 법원인가. 심판을 어떻게 하냐. 검찰을 쥐락펴락하더니 이제 법원까지 참칭한다. 정말 급하니까 막 던지는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여당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까, 이재명하고 저하고 공격하는 데 혈안 된 상태라고 본다"며 "'방탄연대, 범죄자연대'라고 하는데 저는 방탄이 불가능하다. 이미 수사받고 기소 당했고 2심 유죄 판결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방탄은 실제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이 하고 있다"며 "범죄 자백이라고 보고, 방탄 연대는 자기들이 하고 있다. 방탄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반하장으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이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세라면 더불어민주당 원조를 받아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전 주 보다 0.8%p 오른 30.3% 지지율로 선두를 꿰찼다.(조사는 무선 97%와 유선 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위원장은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김은혜 경기 성남분당을 국민의힘 후보를 유세 지원하며 "이번 선거에서 저를 보고 찍어줘봤자 어차피 저는 나중에 쫓겨날 거라고 누군가 말했다"며 "여러분이 원하는 거라면 저는 뭐든 할 거다. 저는 이 나라가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