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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도체 업황 침체에도"…삼성전자, 올해 임금 평균 5.1% 인상


노사협의회와 협의 거쳐 작년 이어 5%대 인상률 유지…"직원 사기 진작 감안"
전삼노와 협상은 난황…"오는 5일까지 조합원 대상 쟁의 찬반 투표 진행 중"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가 노사협의회와 임금조정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결정했다.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노사협의와 합의한 올해 기본 인상률 3.0%, 성과 인상률 2.1% 등 5.1%의 평균 인금인상률을 공지했다. 지난해(4.1%)보다 1.0%p 인상됐다.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2.6%)의 2배 수준이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연봉 재원의 증가율로, 기본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진다. 당초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의 적자를 내는 등 어려운 경영 실적과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물가 인상률 수준으로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최종 5%대로 결정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5%대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전 사업영역에 걸쳐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직원 사기 진작 등을 감안해 5%대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위 평가를 받은 직원들은 평균 7% 이상 인상되고, 특히 사원급 고성과자는 8∼10% 수준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현재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은 상위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18일 교섭 결렬 선언 후 사업장별 순회 투쟁 중인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18일 교섭 결렬 선언 후 사업장별 순회 투쟁 중인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개선한다. 먼저 배우자 출산휴가 15일을 기존 2회 분할 사용에서 3회 분할 사용으로 확대하고, 난임휴가는 5일에서 6일로 늘린다. 또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1일 2시간) 적용 기간도 종전 12주 이내·36주 이후에서 12주 이내·32주 이후로 확대한다. 장기근속 휴가는 기존 대비 총 10일을 추가 제공한다.

한편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로,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다만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사측과 임금 교섭을 하던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는 임금인상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 18일 교섭 결렬 선언 후 6.5% 임금 인상률,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며 사업장별 순회 투쟁 중이다.

아울러 전삼노는 내달 5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결과 조합원 과반 찬성 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 지난 1969년 창립 이래 지난 55년간 노조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노조는 지난 2022년과 지난해에도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성과급에 대한 불만으로 조합원 수가 급증하면서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창립 5년 만에 2만명을 넘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5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조 파업과 관련한 질문에 "당사는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해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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