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정부·여당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특검법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장관의 귀국을 줄곧 주장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선 "마치 대단한 역할을 해 정치적 성과를 낸 것처럼 모두 다 해결됐다고 발언하고 있다"며 직격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은 그 자체가 잘못됐다"며 "이미 국가를 대표해 대사직 수행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여 올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았다. 당시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나, 법무부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주호주 대사로 임명된 이 전 장관은 직후 호주로 출국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최근 이 전 장관의 출국 배경에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도 있었지만, 공수처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오히려 출국을 허락한 적 없으며, 법무부에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는 "윤 정권은 장병 희생에는 안중도 없고, 진실 은폐에만 혈안이 됐다"며 공세를 펼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총선 국면을 앞두고 이 전 장관 귀국을 주장하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 논란을 계기로 확산된 여당 '수도권 위기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결국 이 전 장관은 대사 부임 11일 만인 이날 귀국했고,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고 선 그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속이려는 것"이라며 "결국 감당할 수 없는 국민 심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을 예로 들며 "역사적으로 권력이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속이려 해서 뜻을 이룬 일 없다"며 "그 책임과 심판 강도만 더 커질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 비대위원장을 향해선 "모두 해결됐다고 말하고 싶다면 이 전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법 처리에 대해 당장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전 장관의 재출국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공수처는 귀국한 핵심 피의자에 대해 다시 출국금지를 조치해야 한다. 또다시 해외로 도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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