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해외 도피'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0일 호주대사로 부임한 후 11일 만이다.
이날 오전 귀국한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며 "그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다시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며 "체류하는 기간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일정 관련해서 다음 주는 방산 협력과 관련 업무로 일이 많을 것. 그 다음 주는 한국-호주 간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2+2회담 준비 업무를 많이 하게 된다"며 "결국 두 가지 업무 전부 다 호주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 의무기 때문에 그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의 표명할 생각이 있냐' 등의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인천공항에 집결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 등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의원들은 '피의자 이종섭 즉각해임! 즉각수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대사 임명 철회와 수사를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애초부터 호주 대사 임명 자체가 잘못됐다"며 "정부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나빠지고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급히 귀국시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사의 귀국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며 "공수처는 빠른 시일 내 이 전 장관을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덧붙였다.
여권에서도 이 대사를 향한 사퇴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 대사 귀국 직전, 영남 중진(3선)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종섭 대사의 귀국이 여론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귀국 즉시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철저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내내 꼬투리를 잡혀 정권심판론의 단골 메뉴가 될 것"이라며 "이 대사의 사퇴와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지난해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와중에 출국해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결정으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당초 그는 4월 말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로 예상보다 조기 귀국하게 됐다.
해당 회의는 오는 25일부터 호주를 비롯해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로, 현지 정세와 시장 현황, 수출 수주 여건, 정책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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