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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고공행진] '임대차3법' 시행 만4년…"뇌관 터질라"


8월 이후 9만8000여 가구 전세계약 만료...서울은 3만500가구
"수요 늘어 전세 상승 부추길 것" vs "집값 약세로 전세 영향 미미"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야심차게 도입했던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은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또 앞으로는 어떻게 작동할까.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이 같은 질문은 여전하다.

오는 8월이면 임대차3법 시행 만 4년이 된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세입자들은 물론 집주인들도 확실하게 한 번 계약을 맺으면 4년을 의무적으로 거주할 수 있고, 재계약할 땐 5% 이상 보증금을 인상하지 못 한다는 원칙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집주인이 직접 거주를 명목으로 재계약을 거부하거나 보증금 대신 월세 전환을 늘리는 등의 사례로 인해 분쟁이 잦다. 세입자 보호라는 법 취지를 악용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등 임대차 시장이 혼란스럽기는 이전과 매한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보증금 사기 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후 비아파트 전세 수요마저 아파트 전세로 몰리고, 전세계약 4년 만기를 맞는 주택들이 급속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종료 2개월 전에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1회에 한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또한 전월세 상한제가 적용돼 5% 이상 임대료를 인상할 수 없다.

법 시행 이후 한 차례 갱신권을 사용했을 경우 7월 말~8월 중 거주하던 집을 떠나 새 집을 찾아 나설 세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1년 6월 이후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건수는 총 30만162건이다. 그 중 올해 8월부터 내년 7월까지 갱신이 만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총 9만8225건이다. 서울에서는 3만501건, 수도권에서는 7만3623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 묶여있던 수요자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 가격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대인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장기간 전세금을 올릴 수 없는 만큼 미래 가치를 산정해 전세금을 올릴 수 있다. 임대인들 또한 단기간에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비싼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임대차3법 시행 이후 2020년 12월까지 신규 전세 보증금은 9~11% 상승했다. 계약기간 장기화로 최초 계약 시 미래 가격 상승분을 선반영한 탓이다.

이에 더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지난해 대비 감소한 점도 전세 상승 근거로 꼽힌다. 올해 청년안심주택(역세권청년주택)과 공공주택,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을 제외한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4737가구로 계약갱신을 사용한 3만500가구보다 부족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계약갱신권청구권이 만료된 세입자가 시장에 나오면 집주인들은 그간 올리지 못한 전세금과 미래 전세 인상분을 선반영해 전체적인 전세금이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4년 전과 달리 금리가 높고 집값 상승이 지지부진한 만큼 전셋값에 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1월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93.2로 임대차법이 시행된 90.3보다 1.9 높다. 계약갱신 시기인 2022년 8월 104.5보다 크게 하락하며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일 매매 가격이 오른다면 전세도 오르겠지만 지금은 금리도 높고 집값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몇몇 지역은 오를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새로 계약할 때 집주인들이 지난 4년간 올리지 못한 보증금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재 부동산 매매시장이 하락하거나 안정 기조를 보이는 만큼 전세 상승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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