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낙동강벨트'를 찾아 "부산에 정말 잘하고 싶다", "배테랑 정치인들과 김해를 위한 좋은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호소했다. 부산·경남(PK) 험지를 놓고 여야의 '탈환 vs 사수' 공방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 위원장이 먼저 이 지역을 찾아 초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과 함께 서병수(부산북갑), 이성권(사하갑), 조경태(사하을), 박성호(김해갑), 조해진(김해을) 후보뿐 아니라, 김도읍(강서), 김대식(사상), 주진우(해운대갑), 장예찬(수영), 김미애(해운대을), 조승환(중·영도), 백종헌(금정) 후보 등도 가세해 분위기를 가열시켰다. 박성훈(북을) 후보는 이날 경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 현장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부산 시민들 "구포, 서부산 관문도시로"
이날 한 위원장이 찾은 부산 북구, 사하구, 김해시는 국민의힘이 선거 때마다 애를 먹는 격전지다.
북갑은 당의 험지 출마 요청에 부응한 5선의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아 일전을 앞두고 있는 지역구다. 이 지역에서 3선을 노리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탈환을 노린다. 사하갑 상대는 역시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이성권 후보가 단수공천을 받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사하을 현역으로 이번에 6선 도전에 도전한다.
김해갑은 민주당 3선 민홍철 의원의 지역구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선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공천장을 받아 본선에 나섰다. 김해을에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이 대결한다. 조 의원은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3선을 지낸 현역이지만,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여 지역구를 옮겼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한 위원장이 구포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한껏 뛰고 동시에 뛰고 훈련된 실력자 한동훈'이라는 3행시를 들어 보이며 환영했다. 한 위원장은 구포왕족발, 젓갈 가게, 해산물 가게, 생선 가게, 구포튀김 가게 등을 들러 상인들과 인사하고 함께 '셀카'를 찍으며 소통했다.
박종대 구포시장 상인회장은 "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법에 따라 경부선 일반철도 지하화, 구포-덕천 통합역, 2~3호선 연결 계획 등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하철, 일반철도, 가덕신공항까지 연결되는 고속철도가 만들어진다면 이 지역이 명실상부한 서부산 관문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 후보는 "구포역으로도 KTX가 들어오긴 하지만 동대구-구포-부산 구간은 고속철도화가 돼 있지 않아 느리다"며 "북구가 교통의 요지인 점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금정산 아래에 철도를 연결해서 구포-덕천 종합역사, 그 다음 김해공항, 가덕신공항을 연결하는 안을 공약에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에 있었을 당시 구포역을 이용해 서울에 올라가곤 했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그는 2007년에 부산지검 검사로, 2020년 부산고검 차장 검사로 근무하며 부산과 두 차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대저 토마토' 특화사업, 지하철 역사 개선, 주차장 증축 등 건의 사항을 제시한 상인들에게 "서병수 후보와 함께 구포시장을 특화할 실효적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이성권(사하갑), 조경태(사하을) 후보와 함께 사하구 괴정골목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골목시장은 한 위원장이 지나는 길목마다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지지자들로 넘쳤다. 환영인파에 둘러싸인 한 시민은 "여기 시장 생기고 (이런 건) 처음"이라며 웃었다.
조해진 "명품도시 김해 특명 받아 출마"
오후에는 박성호(김해갑), 조해진(김해을) 후보와 함께 경남 김해로 이동해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인근 외동전통시장에서 김해 시민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조해진 의원은 "(당이)박성호 후보님과 저를 보내 명품도시를 만들어 보라는 특명을 주셔서 출마했다"며 "인구소멸 문제로 고민하는 때에 인구가 늘고 고령화 속에서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김해시가 여러분들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 교육, 의료, 복지, 문화생활에서 완성형 명품도시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사교육과 교육격차 해소에 관한 학부모 질문에 공교육 내실화와 이를 위한 재원 등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개선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늘봄학교'를 대안으로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이 힘든 걸 덜어주는 차원이 아니라 (이런 지원은) 인구문제와 직결된다"면서 "출산 지원도 지원이지만 그것보다는 생활인으로서 부모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구멍을 메워주는 게 국가가 할 일"이라며 '늘봄학교'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의 충돌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위원장은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학생을 때리기도 하고 이것이 잘못됐다고 하다 보니 학생 인권에 집중돼 중심점을 벗어나 그 부분을 보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본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지금은 학생 인권이 과하게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여러 법안이 있다. 저희가 4월 총선 이후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인근 외동전통시장을 찾아 김해 시민들과 만났다. 한 위원장은 "우리 상인들을 생각해서라도 마음의 짐을 가지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정말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행동으로 보여주셨으면 한다"는 시민들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 저는 당연히 초심이다. 이 초심을 갖고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부산=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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