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변수가 여러가지다. 결과가 곧 민심은 아니다."
제3지대가 총선을 100일 여 남겨두고 여론의 시선을 끌 때, 기성정당 출신으로 제3지대행(行)을 택한 당직자들은 정당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 한목소리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공개된 지난 주말 조사를 보고도 이런 '이상'에 사로잡힌 말을 할 수 있을까.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선 전화 면접 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어느 정당이나 단체에 투표하겠냐'라는 질문에 국민의힘이 주도한 비례정당이 32%,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정당이 23%를 기록했다.
그런데 3위를 기록한 정당이 놀랍다. 조국혁신당이 9%를 기록했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3%와 1%였다. (응답률 1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빅2' 이낙연과 이준석의 개인기에도 불구하고, '방탄당', '급조당'이라고 비판 받는 정당 지지율의 반도 못 따라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 두 당이 이낙연·이준석 등 스타급 정치인과 현역 의원들을 앞세워 지역구로 나선다고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개혁신당이 2%, 새로운미래가 1%에 그쳤다. 지역구 공천 여부가 확실하지도 않은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2%로 개혁신당과 같았다.
총선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에게는 '반전'이 절실하다. 그러나 두 당은 이렇다 할 묘수를 찾지도 못한 채 오히려 느긋해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출마지 결정을 이리저리 재다가 선거가 채 4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 연고가 없는 경기 화성을로 출마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마찬가지다. 당초 불출마 입장에서 '출마 요청이 있다면 숙고하겠다'며 번복하더니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받아달라"며 광주 출마를 선언했다. 그마저도 지역구는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각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전략도 여전히 희미하다. '파경' 후유증을 감안해도 그렇다.
'개혁', '미래'를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온 정당이라면 이제라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두 당이 보여준 것은 기존 여의도 정치와 다를 바 없다. '기득권 내려놓기', '선명한 정책', '책임 정치'만이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다. 스스로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면, 총선 직후 제3지대 정당에 붙을 꼬리표는 '합종연횡, 이합집산' 뿐이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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