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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남극 따뜻해지는 이유 있었네


극지연구소 연구팀 “남극 극소용돌이 일찍 무너져”

남극의 빙설. 남극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남극의 빙설. 남극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남극의 극소용돌이가 일찍 무너지면서 남극의 여름이 따뜻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대 들어 남극이 잇따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남극의 여름이 더워지는 원인을 국내 연구팀이 찾아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 극소용돌이의 이른 붕괴가 여름철 가열화 발생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극소용돌이는 남극 하늘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대기의 흐름이다. 남극의 찬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다. 또 남극 밖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극소용돌이는 남극의 겨울(6~7월)에 생성돼 여름(12~1월)에 약해지다 사라진다.

남극의 기온차를 보호하고 있던 극소용돌이가 일찍 무너지면서 남극의 여름이 따뜻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극지연구소]
남극의 기온차를 보호하고 있던 극소용돌이가 일찍 무너지면서 남극의 여름이 따뜻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극지연구소]

김성중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부경대 김백민 교수, 서울대 권하택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1979년부터 2022년까지 남극 극소용돌이의 붕괴 시기와 남극 온난화 발생 강도를 분석해,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극소용돌이 붕괴 시점은 1999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앞당겨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 기간 남극의 여름철 기온은 평균적으로 매년 0.03oC도씩 높아졌다. 2019년에는 분석기간 중 가장 빠른 붕괴가 관측되기도 했다.

연구팀 논문을 보면 극소용돌이가 평년보다 빠르게 무너지면서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서남극 로스해, 아문젠해로 더 많이 유입됐다. 그 영향으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해빙(바다얼음)이 줄어든다. 햇빛을 반사하는 해빙의 감소는 남극 온난화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

아문젠해는 남극에서도 온난화로 인한 빙하 붕괴가 빠르고 해수면 상승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이다. ‘종말의 날 (Doom’s day)’ 빙하라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도 아문젠해에 있다.

연구팀은 남극 극소용돌이 붕괴 시기가 빨라지는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기후변화 영향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관련 논문은 국제저명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제1저자 극지연구소 최혜선 박사)’에 지난달 1월 실렸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부소장은 “극소용돌이의 붕괴는 남극의 온난화를 가속하는 것을 넘어 남극만의 혹독하고 독특한 기후와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벽이 무너지는 일”이라며 “남극의 ‘지금’을 지키기 위해 과학자로서, 과학연구기관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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