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발신이 가능한 070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둘러싸고 사업자들간의 망 이용대가 산정 방법이 명쾌하게 풀리지 않고 있어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될 경우 향후 VoIP 서비스 전체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돈 줄 방법이 없다?
인터넷전화 별정통신사업자인 삼성네트웍스와 애니유저넷은 지난 8월 착발신이 가능한 070 VoIP 사업을 시작하고 가입자를 모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VoIP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들은 KT와 하나로텔레콤 같은 인터넷사업자의 망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가입자당 1천500원의 망 이용료를 지불하게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사업자들이 현재 몇 명의 VoIP 가입자가 자신들의 망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다는 것.
기술적으로 정확하게 사용자를 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막대한 투자비가 들기 때문에 인터넷사업자들은 섣불리 이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망은 빌려주고, 또 빌려쓰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사용자를 산정해 돈을 지불할지 인터넷사업자들과 VoIP 사업자들 모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정통부의 '늑장 정책'
망 이용 대가의 가장 정확한 산정 방법은 결국 VoIP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가입자 수를 인터넷사업자들에게 알려주는 수밖에 없다.
정통부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 상호접속 고시에 '별정통신사업자가 정산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항목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아직 정통부가 사업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공문을 보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VoIP 사업자들은 어느 정도까지 인터넷사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현재 이를 담당하던 정통부 관계자가 바뀌면서 망 이용 대가 산정에 대한 문제해결은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문제를 두고 회의를 지속해왔으나 담당자가 바뀌면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 또한 인수인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재 이 문제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다.
◆ 서비스 차질도 우려
이에 따라 업계는 사업자들 사이의 협의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가장 적당한 방법이라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VoIP 사업자들은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강자와의 협의를 진행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공평한 협의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인터넷사업자들 역시 가입자 산정 정보를 VoIP 사업자에게 의지해야 하는 만큼 보다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고심하고 있다.
VoIP 사업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가입자 수를 속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망 이용 대가를 두고 인터넷사업자들과 VoIP 사업자들 사이에 불신이 생기면 자칫 서비스 제공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VoIP 사업자들이 인터넷사업자들의 망을 임대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를 아예 제공할 수가 없기 때문.
또한 KT나 하나로텔레콤은 인터넷사업자인 동시에 VoIP 기간통신사업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인터넷망을 가진 사업자들이 VoIP 서비스를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사업자 협의가 바탕이 되더라도 정통부가 되도록 빨리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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