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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가는 플랫폼법] "한·미 기업 규제하면 中 기업만 이득"...국회도 우려


구글·메타·네이버·카카오 등 규제 적용 대상에 거론…"中 기업은 無"
미 싱크탱크 "중국 기업에 이익 될 것" 경고...국회 입법조사처 사실상 반대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적용 대상에 중국 기업이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주요 '빅테크'(대형 IT 기업)와 국내 기업이 규제를 받는 사이 중국 서비스만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정위의 플랫폼 규제가 엉뚱하게 중국 기업을 육성하는 꼴이 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은 소수의 대형 플랫폼 4~5곳이 적용 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법에는 소수의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자사 우대와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구글과 메타(구 페이스북),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규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공정위가 당초 법안 제정을 추진하게 된 취지와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기업들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올 1월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560만명이다. 지난해 1월 227만명 수준에서 1년 만에 약 2.5배 증가했다.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를 모회사를 둔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 틱톡의 올 1월 국내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472만명으로, 2022년부터 500만명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이용자는 10억명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플랫폼 규제는 엉뚱하게 중국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측이 우리 공정위에 깊은 우려를 제기한 것은 자국 서비스의 위축과 함께 중국 서비스의 수혜를 우려하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최근 한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미 상의는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부회장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상공회의소는 플랫폼 규제를 서둘러 통과시키려는 듯한 한국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리엄 라인시 국제경제석좌 겸 선임자문관도 지난 1월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플랫폼 규제가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겨냥해 중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규제 영향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워진 중국 기업들이 사각지대에서 규모를 키우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사실상 반대…"낙인효과 우려, 민간 자율 존중과 배치"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공정위의 법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밝히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5일 발표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규제 이슈에 대한 검토' 보고서는 "현행 공정거래법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으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남용행위를 규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방식의 규제 도입 필요성과 시급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는 건 남용행위를 할 수도 있는 '잠재 기업'을 사전에 정하는 낙인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변화가 빠른 플랫폼 시장에서 사업자가 스스로 성장 기회를 포기하도록 할 수 있고 민간 자율 존중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공정거래법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제 방식을 유지하면서 향후 국내외 시장의 변화와 집행 사례들을 참고해 규제 효과를 제고하고 혁신과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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