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미국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이 임박했다. 일간에선 승인 결정 시기의 연기(2분기)를 점치기도 하고 있지만, 현물 시장에선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ETF 자금 유치를 위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 블랙록을 포함해 11곳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심사 중이다. 아크인베스트와 21셰어즈가 공동 신청한 건의 심사 마감 시한은 오는 10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1일 추정)이다.
해당 운용사는 지난주 SEC와 회의를 가진 이후 정식으로 심사를 요청하기 위한 신고서 수정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서는 ETF 상품 관련 수수료 정보 등을 담았다.
미국 현지에선 10일 승인설이 우세한 가운데,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인 매트릭스포트는 지난 4일 최종 승인 시기를 2분기로 점치기도 했다.
시장에선 승인을 기정사실화 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발맞춰 비트코인 가격도 선반영(급등)한 상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SEC가 10일 수요일 이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며 “동종 ETF 출시의 경우 특정 자산운용사에 특혜를 주지 않기 위해 여러 ETF를 동시에 승인하며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도 빠르면 금주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치를 위한 자산운용사 간 경쟁은 보수비용 전쟁과 마케팅 전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인베스코(Invesco)는 ETF 출시 후 6개월 간 첫 50억 달러에 대해 보수비용을 면제해주겠다고 밝혔으며 보수비용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산운용사 간의 마케팅 전쟁으로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반에크(VanEck), 비트와이즈(Bitwise), 하쉬덱스(Hashdex) 등은 영상 광고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간접적으로 홍보 중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허가를 전제로 자산 투자자들이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 또한 부각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ETF가 정말 SEC 승인과 함께 출시된다면 4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첫번째는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과연 자산가치가 있을지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논쟁거리”라며 “다만 SEC 승인 시 상당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ETF의 상품으로 유입되면서 자산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부의 전망이지만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첫해 약 14조 달러, 두번째와 세 번째 해에는 각각 26조 달러와 39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ETF가 여타 투자 자금을 끌어들일 경우, 다른 자본 투자 영역(주식, 부동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크게 주목 받을 이벤트다.
박 연구원은 두 번째로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에도 랠리가 지속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는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의미하는 반감기라는 특성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에도 추가 상승과 비트코인 ETF 시장 규모 확대가 현실화다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가 올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셋째는 기술혁신 사이클에 대한 시장 신뢰도 강화”이라며 “마지막으로 제도권으로 편입된 비트코인이 정말 금과 같은 달러 대체재 역할을 해 나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반감기는 채굴의 보상으로 지급되는 비트코인의 수가 특정 주기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반감기 주기는 4년이다. 반감기로 공급량 감소는 곧 매도 압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업계에선 가격에 긍정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당국이 비트코인을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그 이유는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가 각종 기술혁신 사이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책당국도 기술혁신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을 인정하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이 당장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 같은 역할을 하기 힘들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역할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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