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2022년 하반기 침체기를 맞이했던 청약시장은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실수요자의 관심이 되살아났음을 증명했다. 동시에 공사비와 자재비 등 분양가 상승 우려에 따른 특정 지역 및 상품에 수요가 쏠리기도 했다.
올해 역시 금리 상승 압력이 약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 PF 부실 여파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정부의 금융 규제는 재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분양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부실 사업장 위주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올해 공사비 등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압력이 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간재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건설 중간재 가격과 건설 투자 순환 이탈 등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산연은 올해 26만 호 규모의 분양 물량 수치를 제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은 낮은 분양가를 선호하니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우위 사업장 중심으로 분양이 먼저 이뤄지겠지만, 향후 금융 조달이 어려워 신규 사업은 진행에 난항을 겪겠다"고 설명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도 올해 주택시장에선 복합적인 요소에 따른 불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급 여건이 악화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권주안 건정연 연구위원은 "고분양가와 낮은 시세(저시세)로 분양 수요가 줄 것"이라며 "또한, 분양 수요 위축과 정비사업 시장성 악화 영향에 공급 여건도 좋지 못하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분양가 상승과 함께 분위기가 더 침체할 것으로 보이는 재정비 사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보다 10% 포인트(30만가구→27만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3기 신도시와 공공분양 물량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분담금과 비용 문제로 정비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늘어난 건축비용이 분양가로 전가돼 분양가 추가 상승도 전망된다"고 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사업비 상승분이 분양 가격에 반영되면서 올해 신규 공급 주택의 가격대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올해도 남아 있는 만큼 입지 여건과 분양가에 따라 청약 온도 차도 심화할 전망이다.
이태용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실제 조정 시기는 늦어질 수 있어 대출금리 하향조정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과 정책 이행력 등이 변수로 작용, 불확실성이 여전하므로 입지 여건과 분양가에 따라 청약 온도 차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는 '수도권'과 '정비사업' 위주로 분양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4623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4만4252가구 △인천 2만2225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부산 2만2710가구 △광주 2만161가구 △대전 1만3138가구 △충남 1만2503가구 순으로 1만 가구 이상 공급될 예정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고금리, 부동산 PF 등 잠재적 위험 요인들이 해소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어서 올 하반기에 물량이 집중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주요 건설사의 올해 분양계획은 △축소 7곳 △유지 2곳 △확대 3곳으로 '축소조정'이 우세한 것으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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