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상반기냐 하반기냐, 그것이 문제로다."
내년 증시 향방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 둔화와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에 대한 진단은 동일하지만 그 영향과 지수 반응 등에 대한 판단을 달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은 '상저하고'와 '상고하저'로 극명히 의견이 갈렸다. NH·교보·대신·신한투자증권 등은 내년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국투자·IBK·SK·삼성증권은 '상고하저'로 전망했다.
'상저하고'를 예측하는 쪽에선 상반기 미국과 그 외 지역의 엇갈린 흐름으로 증시가 혼란스럽겠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까지 경기 저점을 통과를 확인하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전약후강 패턴으로 지난 10월에 시작된 반등세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중반부터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논란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합해져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3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견지할 지, 금리 인하를 추진할 지가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소"라고 부연했다.
이어 "상반기는 물가 수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뒤섞여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3월 FOMC 결과는 전반기의 분기점이 될 수 있지만, 하반기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후 시장의 방향성이 명확해 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주요 분기점으로 1분기 저점, 3분기 고점을 예상했다. 그는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는 6월과 11월에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통상 9월에 고점을 찍는다"며 "국내 시장 역시 1분기 낮은 지수대에서 출발해 3분기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 대선에서 부각될 주요 이슈는 물가와 재정 적자에 따른 세금"이라며 "공화당은 유가·물가 안정화와 전쟁 등 외교정책·세금 감면 등을 민주당 공격 포인트로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물가나 실업률이 급등한 이후에는 집권당이 교체됐고, 교체 이후(2016년, 2020년) 주식시장은 상승 흐름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내년 '상고하저'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의 코스피는 제조업 경기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제조업 심리 반등은 기업투자 개선 기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에는 미국 실업률 침체 시그널이 위로 상승하면서 경기 둔화 분위기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익 둔화 분을 밸류에이션 상승이 메꿔 증시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하락장을 경험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실업률 상승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과 유럽 침체가 재정 리스크에 압박을 더할 것"이라며 좀 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2024년은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기에 (상반기엔) 위기보단 기회가 주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2분기 미국 외 시장의 경기 회복과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미국 경기 둔화 영향을 완충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3분기부터 11월 미국 대선 전후 정치·정책·지정학 불확실성이 경기 모멘텀을 제약한다"며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의 뒤늦은 경기 둔화 가능성, 중국·신흥국 매크로 장기 비관론 등으로 2024년 국내 증시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설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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