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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선거제도' 난상토론…'원칙론' vs '현실론' 갑론을박


28명 자유토론…홍익표 "추가 논의할 것"
'약속 지켜야' vs '1당 돼야'…'중앙위 논의'도 검토
지도부 일임 가능성…이재명은 '묵묵부답'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의원총회에서 여야 선거제도 개편 협상과 관련해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에는 실패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병립형 비례대표제 복귀'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드러나 최종 결정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연동형(준연동형 비례대표제)과 권역별 병립형(비례대표제)을 놓고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의견이) 거의 반반이었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처음 논의하는 자유토론 자리였고 논의를 좀 더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총 28명의 의원들이 각각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복귀'를 지지하는 의견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덕 당 원내대변인은 "초·재선이 절반, 3선 이상이 절반"이었다며 "각자 가진 생각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우선 비명(비이재명)·혁신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등은 선거제도 퇴행은 안 된다는 취지에서 준연동형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선거제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로 결정나지 않는다. 민심이 선거의 승패를 결정한다"며 "민심을 얻는 길은 병립형으로 후퇴하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민주당에서는 김상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에 75명의 의원들이 동참하며 연동형 유지 주장이 다수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 상당수는 여당과의 합의, 위성정당 방지의 어려움을 들며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는 '현실론'을 펴기도 했다.

중진 안규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과반 의석과 1당을 뺏기면 폭주를 어떻게 막을 수가 있겠나, 선거제도가 최우선 민생과제는 아니지 않느냐"며 "그리고 병립형은 악이고 준연동형이 선이란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회귀하든 말든 우리가 1당이 돼야 한다는 마음을 갖자"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제도는 여야 합의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준연동형을 지켜도 여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우리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방법이 없다"며 병립형 회귀도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만이 아니라 원외 지역위원장 등 더 많은 구성원들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들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원외 위원장들도 중앙위원들이니 그분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는 것이 맞다"며 당 중앙위원회(소속 의원, 지역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의결기구)를 열어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의원제 축소', '현역의원 평가 하위권 경선 감점 확대' 등도 중앙위에서 토론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식이 아닌 '대면 토론'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투표(중앙위)만 하면 무조건 부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 이외 다른 의원들도 '대면 중앙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조정식 사무총장은 오는 7일 중앙위를 대면 방식으로 개최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의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지도부에 결정권을 넘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지도부인 장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기에 결국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민주당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결국 의원들 간 견해가 좁혀지기 어려운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지도부에 (협상을) 일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선거제도 개편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 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원칙과 상식 등 비명계는 물론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이날 "저런 소리를 하는데 무슨 놈의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인가"라며 이 대표를 맹비난했다.

당내 병립형 복귀 주장이 만만치 않지만 이탄희·김상희 의원 등 소신파,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등 '연동형 유지'를 요구하는 반응도 거세지고 있어 이 대표는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는 결국 병립형 회귀를 하는 게 아니라면 위성정당 방지법이 없는 현행제도 유지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적으로 총선에서 1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구를 내려놓기 힘들다. 현행제도가 유지되면 반드시 위성정당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253석)가 정당 득표율보다 낮을 경우 비례대표 의석(47석) 배분 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반면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 결과와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연동하지 않는 과거 방식이다.

준연동형 제도가 '위성정당'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준연동형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위성정당의 2년 이내 합당 시 정당 국고보조금을 삭감하거나, 지역구 후보자를 내는 정당의 비례대표 입후보를 의무화(비례위성정당 방지)하는 '위성정당 방지법'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위성정당 방지법도 위성정당 설립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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