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주말간 '집게손가락'으로 불거진 '남성혐오' 논란에 게임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스튜디오뿌리와 직접 관련 없는 수 년전 아이템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업계가 대응에 나섰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말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게임캐릭터의 집게손가락 모양으로 남성혐오 논란이 일었다. 한국 남성을 조롱하는 의미의 손모양을 외주업체 스튜디오뿌리가 고의로 영상에 삽입했다는 것이다. 스튜디오뿌리가 작업한 다수 게임에서 같은 손모양이 발견되면서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들이 일제히 사과문을 냈다.
'집게손가락' 논란이 커지면서 이 제작사와 무관한 게임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용자 커뮤니티 사이에서 PC MMORPG '검은사막'에 등장하는 아이템 '흑정령의 발톱'에 논란이 제기됐다. 흑정령의 발톱은 검은사막이 출시한 2015년 등장한 아이템이지만, 명확한 집게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전날 오후 펄어비스는 공지를 내고 "일부 부적절한 표현들에 대해 확인을 진행 중"이라며 "모두 빠짐없이 명확하고 상세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그 외 다른 부분까지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사의 결과와는 별개로 말씀해주신 내용 중 이미지나 동작 등은 빠르게 수정 반영하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직 출시도 전인 개발작에도 논란이 불거졌다. 위메이드커넥트가 서비스하고 코드캣이 개발 중인 액션 RPG '로스트소드' 홍보영상에 집게손가락 표현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에 개발진은 "(스튜디오뿌리가 아닌) 타 스튜디오와 작업했으며, 애니메이션 컷 사이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면이 나오게 됐다"며 "전수조사를 거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모두 꼼꼼하게 확인해 수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개발사 전작이 남성향이 강한 '소드마스터스토리'라는 점도 덧붙였다.
일부 회사는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네오위즈는 턴제 RPG '마스터 오브 나이츠'에서 스튜디오뿌리가 작업한 영상에 관련 표현이 노출되지 않았음에도 논란을 의식해 비공개 처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뮤니티가 발달하고 이용자 입김이 강해지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이번 논란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면서 "리소스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은 더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 전반이 피해를 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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