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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플 안방서 '갤럭시S24' 조기 등판…정공법 통할까 [유미의 시선들]


삼성, 애플·중국폰 추격 속 1위 자리 위협 받아…1월 출시로 실적·점유율 높이기 '총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 중국 업체의 공세로 코너에 몰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차기작 공개 일정을 또 앞당기며 반격에 나선다. 내년 1월 '애플 안방'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겠다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의 전략이 통할지 주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갤럭시S23'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갤럭시S23'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7일 '갤럭시S24' 시리즈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공개한다. 코로나 때 신제품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던 것을 제외하면 1월에 '갤럭시 언팩'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갤럭시S9'부터 '갤럭시S23'까지 대부분 2월에 공개됐고, '갤럭시S21'만 온라인에서 1월에 선보인 바 있다.

◇삼성, 첫 새너제이 '갤럭시 언팩'서 新무기 공개…1위 수성 '총력전'

이번 '갤럭시 언팩'을 진행하는 장소도 특별하다. 새너제이는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가 위치한 곳으로,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 '갤럭시S' 시리즈가 공개된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이었다. 이를 두고 해외 매체 샘모바일은 "구글과의 긴밀한 협력과 애플과의 경쟁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S24 렌더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갤럭시S24 렌더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삼성전자가 이처럼 과감하게 나선 것은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가 위협받고 있어서다. 특히 미래 주력 소비층인 '잘파 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로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 의미)'를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뼈 아프다.

이 탓에 지난 2011년부터 줄곧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과 2위 애플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의 점유율은 지난 3분기 19%로 전년 동기(21%)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18%를 기록했다. 샤오미(14%), 오포(9%), 트랜션(9%) 등 중국 업체들도 바짝 추격하는 분위기다.

지역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과 중동·아프리카(MEA)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유럽과 MEA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p, 5%p 감소했다. 유럽에선 32%, MEA에선 22%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중국 업체들에게 점차 점유율을 빼앗기는 분위기다. 유럽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하며 2011년 이후 3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출하량이 3% 감소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MEA 지역에선 중국 기업들에게 상당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MEA 시장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는데, 중국 기업인 샤오미와 테크노는 출하량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67%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1% 증가에 그쳤다.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인 LA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S23'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인 LA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S23'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동남아 시장에서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p 떨어졌다. 출하량도 1년새 7% 줄었다.

반면 애플은 올해 3분기 출하량이 19% 늘었다. 인피닉스, 아이텔, 테크노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업체인 트랜션도 출하량이 대폭 늘어나며 62% 성장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리얼미는 필리핀에서 1위, 샤오미는 말레이시아에서 1위를 차지했다.

◇美·中 등 주력시장서 '부진'…'잘파세대' 잡은 애플과 차별화 절실

미국에서도 삼성전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50% 이상을 점유하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동안 22%의 점유율을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p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4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 사이 중국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선전하며 같은 기간 동안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p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아이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지난해 10대 미국 청소년 7100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87%가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57%에 달한다. 안드로이드폰 시장점유율은 42%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두바이 몰'에 위치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사진=삼성전자]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두바이 몰'에 위치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사진=삼성전자]

중국으로 가면 삼성전자의 성적은 더 안좋다. '애국 소비'와 '아이폰 사랑'이 짙은 중국인들이 '갤럭시폰'을 외면하고 있는 탓에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대 수준에 그쳤다. 한때 삼성의 중국 내 점유율은 25%에 달했다.

그러나 애플은 달랐다. 애플은 중국업체들 사이에서도 선전해 3분기 동안 14.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너, 비보, 오포, 샤오미도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자국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탓에 일각에선 애플이 올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시장 1위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애플은 프리미엄폰 위주로 판매하다보니 원래 판매액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1위 사업자였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1위였는데, 판매량에서 마저 애플에 밀리는 셈이다.

칸 차우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스마트폰) 프리미엄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에 애플의 출하량은 작년보다 약간 증가할 것"이라며 "아이폰15 흥행 여부와 비핵심 아이폰 시장의 성장이 연간 기준으로 애플(의 출하량)이 삼성을 넘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태문, '갤럭시S24' 조기 출시 효과 노려…첫 'AI폰'으로 승부

이에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 사장은 '갤럭시S24' 출시 일정을 앞당겨 반격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서울에서 공개한 폴더블폰 '갤럭시Z5' 시리즈를 조기 출시한 덕에 올해 3분기 동안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도 한 몫 했다. MX부문은 3분기에만 3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노 사장이 '갤럭시S24'의 조기 출시를 결정한 것은 전체 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 옴디아가 분석한 결과,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21년 3분기 3억1770만 대였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이번 3분기 3억160만 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내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갤럭시S24'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노 사장은 '갤럭시S24'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신무기로 인공지능(AI)을 내세웠다. 세계 첫 AI 스마트폰이 될 '갤럭시S24'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이 자국 언어로 편하게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의 스마트폰 기종과 상관없이 갤럭시 AI가 이를 상대방 언어로 통역해 전달하는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등 AI 비서 기능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갤럭시 'AI 라이브 통역 콜'.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AI 라이브 통역 콜'.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 플러스, 울트라 3종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기본·플러스 모델은 엑시노스2400 또는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를, 울트라 모델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S23 시리즈(256GB 기준) 출고가는 △기본형 115만5000원 △플러스 135만3000원 △울트라 모델 159만9400원이다.

국내에서는 언팩 다음날인 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사전 예약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달 26일부터 30일까지는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사전 개통을 진행하며 정식 출시일은 30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 신작 출시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를 좀 더 견제하기 위해 노 사장이 제품 출시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 중국업체들의 공세 속에 '잘파세대' 공략 방안이 딱히 없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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