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매각 위기를 벗어났다. 선수단을 흔들었던 불편한 이슈를 털어낸 상황. 이제는 연패까지 털어내고 도약할 차례다.
한국전력은 14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탄탄한 선수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전력. 하지만 2라운드에 접어든 현재 리그 최하위(승점 3)에 머물고 있다.
개막전에서 KB손해보험에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전력은 이후 3연패를 달리다 지난달 26일 현대캐피탈을 잡고 뒤늦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우리카드에 두 차례 패한 것과 함께 대한항공, 삼성화재에도 고개를 떨구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배구단 매각설 역시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막대한 부채로 자금난을 겪는 한국전력은 자구책 중 하나로 배구단 매각을 포함했다.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같은 소식을 접한 선수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내색 없이 훈련에 매진했지만 팀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도 지난달 현대캐피탈전을 마치고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물론 우리뿐만 아니라 다 힘든 시기인 것 같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전 한국전력을 너무 사랑합니다. 여기가 제 마지막 팀이었으면 합니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런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지난 8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발표한 자구책에는 배구단 매각이 빠졌다.
배구계에 따르면 배구단 매각이 자구책에 담긴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국전력 내부에서도 기대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관에서도 배구단 매각 여부를 예의 주시했다.
결국 한국전력은 1945년 남선전기라는 이름으로 창단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78년 역사를 지닌 배구단 매각을 자구책에서 제외하고 명맥을 이어가기로 했다.
매각 위기에서 벗어난 선수들은 이제 코트에서 제 기량을 선보이며 도약을 이뤄낼 일만 남았다.
최근 한국전력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따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텼던 선수들인 만큼 '원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시즌 9연패를 겪고도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까지 거뒀던 한국전력. OK금융그룹을 상대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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