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출발은 달랐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다른 5개 팀과 견줘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팀 모두 미들 블로커쪽 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시즌 첫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은 접전 끝에 한국전력을 꺾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에 졌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화재는 5연승으로 내달리며 1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연패에 빠졌다. 2라운드 팀의 첫 경기인 지난 1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져 연패는 7경기로 늘어났다.
삼성화재가 전날(10일) OK금융그룹에게 1-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연승이 멈춰섰지만 KB손해보험 입장에선 시즌 초반 삼성화재가 앞으로 치고 나간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이 꼽은 연패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높이다. 후 감독은 11일 대한항공전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을 포함해 다른 팀들과 견줘 미들 블로커쪽 높이가 낮다보니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오프시즌 KB손해보험은 아포짓 자원인 한국민을 미들 블로커로 돌렸다. 시즌 초반 한국민은 최요한과 함께 선발 미들 블로커로 나왔다. 그리고 라운드 후반들어 김홍정과 우상조 등 기존 미들 블로커의 출전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후 감독은 "한국민은 해당 포지션으로 훈련한 지 이제 한 시즌도 안됐다. 최요한은 아직 신인급에 속한다(그는 2022-2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2순위로 KB손해보험에 지명됐다). 하지만 최대한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홍정과 우상조 등 기존 미들 블로커진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들 블로커쪽 뿐 만 아니라 사이드쪾 높이도 역시나 후 감독과 팀 입장에선 고민이다. 단신 아포짓(신장 193㎝)인 비예나(스페인)가 뛰기 때문이다. 비예나는 대한항공전에서 나름 제 몫을 했지만 팀의 연패 탈출로 이어지진 못했다.
후 감독은 "(비예나의)공격성공률은 기대치엔 근접했지만 상대 세트 플레이에 우리 팀 미들 블로커진이 버거워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이드 높이를 보강하기 위해서는 홍상혁이 힘을 보태야한다.
그는 대한항공전 3세트에 선발 출전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다. 이런 플레이는 팀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연패가 더 길어진다면 탈출구는 더 보이지 않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 마련도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후 감독고 "연패를 끊는게 급선무"라면서도 "경기를 편하게 하라고 말은 하는데 아마 코트에 나온 선수들이 그렇지 않을 거라본다. 나 또한 선수생활을 한 경험이 있지만 연패에 빠진 동안 치르는 경기 도중 한 두 개 실수를 하면 많이 흔들린다. 이 점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KB손해보험은 오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연패 탈출에 다시 나선다. 그런데 우리카드는 미들 블로커 자리에 높이가 좋은 선수가 많다.
박준혁(신장 205㎝)를 비롯해 지난 시즌까지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던 박진우(200㎝)에 김재휘(201㎝) 이상현(200㎝), 여기에 베테랑 최석기(198㎝)와 김완종(197㎝) 등 가용 전력도 풍부한 편이다.
KB손해보험애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매치지만 후 감독 언급 처럼 현재 미들 블로커진이 힘을 좀 더 내야한다.
어느 때보다도 후 감독이 보내고 있는 신뢰를 코트 안 플레이로 보여줘야할 시간이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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