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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의무 폐지…"연말이 최대 고비"


정부, 1월 "실거주 의무 폐지" 공언…국회 법안소위 문턱도 못 넘어
연내 주택법 개정안 통과 못 하면 내년 임기 맞춰 법안 '폐기'될 운명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당장 입주는 해야 하지만 실거주가 어려운 사정이 있는집주인 중에 암암리에 세입자 구해서 돌리고 있어요. 이것도 규제의 폐해라고 볼 수 있죠. 올 초에 정부가 공언한 정책이 아직 시행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집값 상승 뇌관이 될 우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매제한은 풀었는데 막상 또 실거주는 해야 하니 모순도 있잖아요. 어떻게든 빨리 법안이 개정돼 시행됐으면 좋겠어요."

분양 받은 아파트 소유자들의 고민거리로 떠오른 '실거주 의무 규제' 폐지 여부는 이번달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달과 내달 3차례에 걸쳐 법안심사소위를 열 예정이다. 앞서 전매제한 규제는 최장 10년에서 3년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1월 정부는 아파트 완공 이후 청약 당첨자가 반드시 의무 실거주토록 하는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여전히 국회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정부와 여당은 실수요 보호와 주거 이전 자유 등을 이유로 폐지에 찬성하고 있지만, 야당은 올해 초부터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에 '갭투자(전세 끼고 매입)' 위험이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폐지에 반대하면서 법안이 계류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30일 열린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래에 소득이 있고 지금은 소득이 없는 경우에 일단 매입해 놓고 2~3년 뒤 입주하게 만드는 건 오히려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했다.

맹성규 의원 역시 "이 제도(실거주 의무)는 분양가상한제를 전제로 (수분양자가) 시세차익을 볼 개연성이 너무 높고, 실질적으로 보니까 도입한 제도"라며 "전제조건(분양가상한제)은 그대로 두면서 이것(실거주 의무)을 흔드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거주 의무를 어기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가 수준으로 아파트를 되팔아야 하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도 처해진다. 그러나 당장 준공 시점에 맞춰 입주가 어려운 경우 법망을 피해 세입자를 구해 임대를 놓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 때문에 당장 입주해야 하는 경우 알음알음 전세 세입자를 구해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사례가 아주 많다"며 "대신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과 월세를 조건으로 하는데, 세입자의 경우 새 아파트에 부담을 낮춰 거주할 수 있고 집주인의 경우 당장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청약 당첨자 대부분이 실수요고 주거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오히려 전매제한을 강화해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선 집값 불안 뇌관이 될 수 있어 쉽사리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공급 부족 우려와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실거주 의무를 풀게 되면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더 부추길 수 있다"며 "지금도 이미 청약 시장에 투자 수요가 유입됐다. 특히, 막상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고 해약하는 투자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게 되면 전세금을 제외하고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지금도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을 부담스러워하는데, 집값 자극 요인이 될 수 있어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주거의 자유 측면에서 실거주 또는 임대 여부를 규제로 옥죄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전매제한을 강화해 분양권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매제한 역시 피치 못할 사정을 고려해 예외 조항을 달아야 한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전세로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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