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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묻따' 청약했는데 당첨되니 부담스럽네요" [솜소미 부동산]


전문가 "고금리로 부담 증가…분양가 저항 커져"
"서울 에서도 단지별 '옥석가리기' 심화"

안다솜 기자가 딱딱한 주제의 부동산 관련 뉴스의 이면을 솜소미(촘촘히)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이번에 청약 넣었다가 당첨되긴 했는데 후분양 단지라 잔금 마련 기간도 짧고, 위치가 좋은 것도 아닌데 이 분양가가 적절한지도 고민이 들어서요. 일단 계약 포기하고 다른 매물이나 분양을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여름 내내 뜨겁던 청약 시장이 최근 들어 식어가는 분위깁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서울에서 청약이 당첨돼도 계약을 포기하거나 높은 분양가에 청약 접수 자체를 고민하는 모습인데요.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보고 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보고 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초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호반써밋 개봉'은 110가구 모집에 2776명이 접수해 약 2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는 80가구 모집에 1182명이 신청해 1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요.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률은 저조했습니다. 공급물량의 약 40%에 달하는 72가구가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는데요. 지난 16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 접수에선 1072명이 신청해 약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이 또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무순위 청약의 경우,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단 당첨되고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현재 미계약 물량을 선착순으로 분양하고 있습니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순위 청약 당시 401명 모집에 5626명이 몰려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 세대 일반분양에 나서면서 다른 분양 단지 대비 가구 수가 많고 분양가가 높아 경쟁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서울은 서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청약 경쟁률에도 미계약이 속출하자 살아났던 청약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금리로 인한 비용 부담'과 '분양가에 대한 저항'이 커졌다는 진단입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했는데 막상 당첨되니 (분양대금) 감당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분양가를 10억원으로만 놓고 단순 계산해도 주택담보대출비율이(LTV) 5억원이면 주택담보대출 납부 금액이 월 250만원 수준이다. 일반 소득층의 실 급여로 봤을 때, 부부 중 한 명의 급여가 날아가는 수준이라 생각보다 큰 부담을 느껴 포기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리가 낮으면 어떻게든 끌고 갈 텐데 지금 상황으로선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도 없으니까 중도 포기를 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은 신축에서 내 집 마련을 할지 구축에서 급매물을 살지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며 "그 갈림길에서 청약을 선택하는 경우는 신축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싸게 사는 경우인데 최근엔 그런 혜택이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요자들의 가격 저항감이 커져 있다"며 "집단금리 대출도 (이자가) 저렴한 건 아니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주변 급매 나오면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뀐 것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치솟는 분양가에 드디어 제동이 걸리는 걸까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윤 팀장은 "예를 들어 둔촌주공이나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입주할 때 되면 역전세 우려는 있겠으나 대장(아파트)라는 것에 대한 이견이 없다"며 "그런 프리미엄이 있으면 수요자들은 분양가가 비싸도 사는데 300세대 미만 소규모 단지들은 입주하면서 대장 아파트가 될 가능성은 없다. 시세를 끌고 가는 단지가 아니니기 때문에 분양가가 좀 저렴해야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간 기업에선 수익을 추구하고 최근 청약 경쟁률이 개선된 점을 근거로 분양가를 끌어올렸고 일반분양을 받는 사람들은 입주 후 누릴 수 있는 혜택 등을 고려했을 때 손해라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서울이면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약 들어가던 이전과 달리 한동안 수요자들은 단지 규모와 브랜드 영향력 대비 분양가가 적절한지 꼼꼼히 비교할 전망입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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