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국정감사에서 '십자포화'를 맞았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부터 비위 의혹, 부정수급 환수 부진, 암표 방치 등 다각도의 문제가 제기되며 총체적인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조현래 한콘진 원장이 진땀을 뺐다. 여야 할 것 없이 한콘진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국감 도마 위에 오를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콘진이 집중 타깃이 됐다.
류호정 의원(정의당)은 한콘진이 운영하는 암표신고센터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류 의원실이 한콘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 추이는 매년 증가했다.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 2022년 4,224건에 달했으며, 특히 2022년의 경우 2020년에 비해 11.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은 "임영웅 콘서트를 비롯해 공연 암표가 기본 2배에서 비싼 좌석은 30배까지, 표 한 장에 50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며 "한콘진이 암표 근절 캠페인도 하고 암표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 암표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데 정작 여지껏 제대로 조치가 취해진 건 0건"이라고 지적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빚어졌다. 이용 의원(국민의힘)은 한콘진 전직원이 차린 회사인 피아이랩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비위 행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콘진 자체 감사로는 자정 작용이 불가하며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월 설립된 피아이랩스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한콘진으로부터 총 18건의 위탁용역 사업(143억원 규모)을 도맡아 진행했다. 이 회사의 총매출 중 98%가 한콘진과의 거래로 발생했다. 이 의원은 "일반 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 산업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등 중대 범죄로 인식한다"며 "일감 몰아주기 용역과 이를 리베이트하는 형태는 한콘진에서 고질적으로 일어났던 문제"라고 말했다.
혈세 58억원이 투입된 교육용 게임의 실태도 거론됐다.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콘진이 교육부와 협업해 교원 전용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잇다(ITDA)'에 선보인 교육용 게임들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이 직접 해당 게임들이 원활히 구동되지 않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한 교육용 게임들의 외부 평가를 맡은 용역 측이 '폭력적이며 아이들 게임에는 맞지 않다. 교육 현장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서를 제출했으나 한콘진이 이를 수정해 달라고 한 점을 지적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황보승희 의원(무소속)은 한콘진이 부정수급 환수 조치 관련해 현황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황보 의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고지원이 이뤄진 사업 21건 중 31억원 규모 부정 수급이 발생한 가운데 이중 11억여원만 환수했고 20억여원은 환수받지 못한 상태다. 황보승희 의원은 "한콘진에 요청해 자료가 총 4회 왔는데 올때마다 금액이 다르게 왔다"며 "한콘진이 부정수급 환수 조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콘진이 추진하는 게임인재원도 국감 도마에 올랐다. 이용 의원(국민의힘)은 2019년 개원한 게임인재원이 1기(75%)와 2기(87%)가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으나 3기부터 눈에 띄게 감소한 점을 지적했다. 또 한콘진이 게임인재원의 위탁 운영을 맡긴 업체가 전직 한콘진 노조 지부장 출신이 설립한 회사인 점, 해당 회사의 게임 수주 실적이 '제로'였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조현래 원장은 "제가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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