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범(凡)친명계에 해당하는 3선 홍익표(서울 중·성동갑) 의원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체포동의안 가결사태 이후 이재명 대표가 구속 기로에 선 상황에서 '친명(친이재명) 지도부 일색' 비판을 극복하면서도 당내 화합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결선(2차)투표 끝에 당선됐다. 당초 남인순(3선·서울 송파병), 김민석(3선·서울 영등포을)과 함께 경쟁한 가운데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 남 의원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민평련·더미래' 출신…'서초을 도전'도 영향
홍 원내대표는 당선사에서 "민주당이 하나의 원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희생하는 자리에 제일 먼저, 값진 결과가 있을 수 있게 함께하겠다. 한분 한분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과정에서는 원칙과 함께 민주성·다양성의 바탕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키기'와 화합 도모를 모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현재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분류되나 강성·핵심이 아닌 범친명계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해 계파색이 비교적 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으나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재수 끝에 원내사령탑에 오른 셈이다. 지난 4월 당시에는 친명계가 홍 의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홍 원내대표 당선 배경으로 △비교적 중도 성향에 해당하는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계', '더좋은미래(더미래)' 출신인 점 △차기 총선 서초을 출마 선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평련, 더미래 등은 계파색이 옅고, 특히 일찍부터 험지 서초을 도전을 선언한 홍 의원을 응원하는 분위기도 강했다"며 "비명(비이재명)·중도 성향 의원들도 홍 의원 정도면 대화가 되리라 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은 '이재명 지키기'…與 "협치 복원해야"
당장 홍 원내대표가 친명계로 분류되는 탓에 민주당 지도부의 친명 색채는 일단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당선 직후 지도부와 면담했으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해 대표님과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내일(27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영장심사 이후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본격화된 당내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민주당이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당내 분열을 해소하고 통합을 하는 길에 제가 적극 나서겠다"며 "당원과 지지층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원칙과 기준'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도 분명히 하겠다. 원칙과 기준 아래 파트너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만나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예의를 가졌는지 회의적이다. 정부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홍 원내대표의 선출 소식에 "홍익표 원내대표님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고, 우리 국회도 국민을 위해 다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을 계기로 협치를 복원한다면 21대 국회가 국민과 민생을 위한 많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장동혁 원내대변인)"이라고 밝혔다.
이날 진행되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영장심사 결과가 홍 신임 원내대표 리더십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전부터 이 대표 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날 저녁, 늦으면 내일(27일) 새벽에 구속 여부가 확정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구속 여부에 따라 내일 의원총회에서 친명·비명 간 격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홍 원내대표가 명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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