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인터넷 기업 창업자나 대표의 출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호통을 치고 면박을 주는 구태가 올해도 반복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각 상임위는 10월10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과 참고인 확정을 위해 여야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를 거쳐 기업인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상임위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2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김주관 네이버 커뮤니티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대표에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유통되는 가품(짝퉁) 관련 문제를, 문 대표에게는 기술 탈취와 아이디어 도용 의혹 등을 물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산자위를 비롯해 여러 상임위에서 인터넷 기업 경영자들이 국감장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뉴스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는 데다 네이버가 뉴스 알고리즘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 당국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카카오의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계열사 구조조정과 전 재무그룹장(CFO)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노조 반발이 거센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네이버와 카카오 경영진들이 여러 상임위에 불려갈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농해수위)는 올해 국정감사 일반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CEO), 카카오 홍은택 대표 등을 증인으로 소환하기 위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별로 증인 채택이 마무리되기 전이지만 업계는 현안과 무관한 망신주기식 국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현안이 아닌 데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창업자까지 국감장에 나가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기업에서는 시간과 자원을 들여 소명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뒷받침되는 행정력의 낭비가 불가피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글, 메타 등 해외 빅테크(대형 IT 기업)가 형식적인 역할만 하는 한국 법인 대표를 내세우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기업에 과도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이 국감장에서 망 사용료와 인앱 결제 정책 등 주요 현안 질의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 '잘 모른다' 등 회피성 답변을 반복하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는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과 주도권 사수 등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이 쌓여 있다"며 "우리나라 인터넷·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 중인 만큼 국회에서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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