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불리는 신재생·2차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고려아연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지분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사업 동맹 구축에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려아연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주요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식교환과 매각 등 지분거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니켈 제련소 건설 투자를 위해 현대자동차 그룹을 상대로 약 5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인 HMG 글로벌(Global)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HMG 글로벌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신사업과 미래 전략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미국 현지 법인으로,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주식은 향후 1년간 양도가 제한된다.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 1인을 추천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고려아연 투자 결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확보 등 밸류체인 강화 목적이다. 양사는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인 니켈의 원재료 공동 소싱 ▲가공 및 중간재의 안정적 공급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롯한 신사업 모색 등 니켈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현대차에 니켈을 공급하고, 2031년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에 필요한 물량 중 약 50%에 해당하는 니켈을 고려아연이 공급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확보한 투자금을 울산에 건설 중인 '올인원 니켈 제련소'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4만2600톤(니켈 금속량 기준)으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인 켐코(KEMCO)의 연간 생산능력인 2만2300톤(니켈 금속량 기준)까지 합치면 약 6만5000톤에 이르게 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고려아연 그룹은 2023년 기준으로 세계 2위,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황산니켈 생산능력(CAPA)을 보유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통해 니켈이 함유된 폐배터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 액상이나 결정화된 황산니켈부터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 밸류체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번 투자 결정은 에너지 전환기 핵심 소재인 니켈 수요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면서 "이번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통해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와 IRA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니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동박 사업을 포함한 2차 전지 소재 사업의 매출 성과를 빠르게 가시화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앞서 한화와 LG와의 사업 동맹 구축에도 지분을 활용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LG화학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25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한 바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36만7천529주(지분 0.47%)를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39만1천547주(1.97%)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리사이클(후처리)-전구체 연계사업(북미) △전구체 설비 증설(국내) △리사이클 원재료 사업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KEMCO)는 지난 6월 합작 설립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통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고려아연은 한화와도 1568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했다.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바꿨다.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의 미국 투자 자회사인 한화H2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고려아연의 보통주 약 5.0%(4700억원)를 확보하기도 했다.
한화와 고려아연은 수소·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는 등 신사업 역량을 증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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