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 7나노미터(1nm, 1나노는 10억 분의 1m) 칩이 탑재되면서 중국과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치권이 발끈했다.
미국 의회는 이 칩을 공급한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반도체 제재를 위반했다며, SMIC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미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SMIC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SMIC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콜 위원장은 "SMIC가 미국의 지적 재산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업체가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화웨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와 SMIC는 미국 정부가 안보를 명분 삼아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은 기업이다.
화웨이가 지난달 말 출시한 '메이트60 프로'에 SMIC가 중국에서 생산한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 칩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업계는 물론 미국 정부까지 발칵 뒤집혔다. 다만 화웨이는 이에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7나노는 2018년 애플 아이폰에 들어간 칩에 쓰인 기술이다. 아이폰은 현재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칩으로 구동된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 기술이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보다 5년 이상 뒤처졌다는 의미다. TSMC와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 이하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파운드리가 7나노 칩을 공급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막기 위해 꺼내든 대중 반도체 제재가 실효성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은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공정 시스템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한 반도체는 삼성이나 TSMC 제품보다 원가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미국의 규제에도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SMIC가 바로 7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미국의 강력한 제제 속에서도 첨단 반도체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점은 경쟁업체나 다른 나라들이 주시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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