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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천억 적자에 빠진 공기업의 미래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비상이다. 국민이 보기엔 그렇다. 전세사기나 역전세 등으로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후 회수하는 속도가 크게 늦어지며 재정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미래는 어떨까.

현주소는 역대 최악의 상황이다. 올 들어 7월까지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은 1조6512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치다. 8월 이후 대위변제금은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HUG의 재정건전성은 빨간불이 켜졌다. HUG는 2009년 출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2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위변제금이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반대로 회수율은 낮아지고 있어서다. HUG의 대위변제금 회수율은 2018년 48%, 2019년 58%, 2020년 50%, 2021년 42%다. 지난해엔 대위변제금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뛰더니 회수율은 24%로 고꾸라졌다. 올해 7월까지 대위변제금 대비 회수율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HUG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임차인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일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또 경·공매 절차로 인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다만, 대위변제금은 급증하고 회수율은 급락하는 마당에 주거안정을 이끌어가야 할 공공 금융기관으로서의 지위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유병태 HUG 사장은 정부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자청한 기자 간담회에서 "대위변제하면 일시적으로 손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보증여력을 보완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법 상 보증한도가 70배로 확대된 점, 정부 출자 증액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점, 경·공매 절차의 신속한 수행을 통한 대위변제금 회수 방안 등을 강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흐름이 계속되거나 악화하면 결국 '국민 세금'을 더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보증여력을 늘리더라도 회수율이 낮아지면 작년 말 2조원을 훌쩍 넘긴 부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제에 보증금 상승 등의 악영향을 부르는 원인이라고 지목받는 전세보증보험 제도의 개선이나 막막해진 전세사기 피해자의 폭넓은 구제방안 등을 통해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국민 공기업으로 재탄생해야 하는 책무를 짊어졌다는 점이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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