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때아닌 '이념 논쟁'이 불거졌다. 여야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엇갈린 역사적 평가를 하면서, 흉상 이전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의원 간 고성이 이어지면서 본회의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먼저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언급한 것은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설 의원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흉상 이전은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고 독립운동 역사를 모독하는 것이다. 헌법정신까지 파괴하면서 흉상을 철거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라고 직격했다.
무엇보다 홍 장군의 과거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는 정부를 향해 "윤석열 정부와 국방부는 홍 장군의 공산당 이력을 문제 삼지만, 1927년에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은 고려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역사적인 평가"라고 반박했다. 반면 국가보훈부가 백선엽 장군이 안장된 국립현충원 기록에서 친일 행위 문구를 삭제하고 6·25전쟁 공로를 담은 만화를 게재하자 "이게 바로 극우 뉴라이트의 본색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고 했고, 그 이념은 극우 뉴라이트의 편향된 이념"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윤 대통령의 이념의 잣대로 모든 것을 우선하는 국정운영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광복절 축사, 국민의힘 연찬회 등 공산당 전체주의에 대해 심각한 발언을 하고 있으며, 이는 야당과 시민사회를 공산당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베트남 호찌민 국가주석 묘소에 참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베트남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은 공산 당원인데, 이념이 중요하다면서 윤 대통령은 왜 호찌민 묘소를 방문하나. 베트남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이 2800개인데, 이념을 잣대로 들면 공산주의 국가에 투자하는 기업을 모두 철수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 추진 문제점과 함께 육군사관학교 교육과정에서 6·25 전쟁사가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변경된 것 등을 두고 사회 곳곳에 훼손된 자유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홍 장군 문제에 대해서도 적군의 무장해제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육사 생도의 사표가 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정률성은 조선 인민군 구락부장으로서 인민군의 사기를 북돋웠던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수호한 사람만이 기념대상이 될 수 있지, 그 어떤 나라도 침략자를 국민 혈세로 기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정원 원훈석에 신영복의 글씨가 새겨졌고, 육사 교육과정에 6·25 전쟁사는 선택과정으로 변경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조치를 어떻게 보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홍 장군에 대해 "소련 영토를 발판으로 일본과 싸우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독립군은 소련군에게 무장해제를 요구받았다. 그런데 홍 장군은 다른 독립군과 달리 무장 해제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홍 장군 논란은 공산당 입당 문제도 아니고 독립 행적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육사 생도에게 어떤 리더십을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이념 공세가 거세지자 "윤석열 정부가 극우 뉴라이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바탕으로 유례없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이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