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가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때 내리는 비를 우리는 단비라고 부른다. 꼭 필요할 때 적당히 내리는 비를 일컫는다. 봄과 가을은 포근하고 온화한 날씨가 매력적이다. 봄엔 온갖 꽃들이 피어나면서 시원한 봄바람이 불면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하늘은 청명하고 쾌적한 온도를 보이면서 잠자리가 나는 모습에 우리는 가을이 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을이 오면 맑은 하늘 아래 거리를 걸으면서 날씨에 취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게 우리의 일상이었다.
이 같은 일상이 ‘기후위기’로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가뭄에 이어 비가 오더라도 이젠 적당히 내리지 않는다. 폭우가 쏟아져 가뭄에 단비가 아니라 가뭄에 이은 기후재난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봄과 가을이 사라져 가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기후와 날씨가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 지역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 우기가 찾아오고 있다. 올해 10~12월 사이 이 지역에 내리는 비의 양이 그동안 평균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보됐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이 있는 지역을 말한다. 코뿔소의 뿔과 같이 인도양으로 튀어나와 있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아프리카의 뿔 지역이 3년 동안의 극심한 가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WMO 측은 “다가오는 우기 시즌에 평균 이상의 강우량이 예상된다”며 “오랜 가뭄에 도움은 되겠는데 홍수 등이 발생해 지역 사회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우기에 대한 WMO 지역연구소의 계절 전망 분석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의 뿔 대부분 지역에서 평소보다 습한 조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 남부, 케냐 동부, 소말리아 남부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확률이 80% 이상으로 진단됐다.
최근 변화된 기후 패턴이 강수량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라니냐(적도 태평양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가 지속하면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가뭄에 시달렸다. 이 같은 라니냐가 가고 반대 현상인 엘니뇨가 극대화하고 있다. 이미 적도 인근 태평양은 물론, 인도양과 대서양 바다 수온이 급상승하고 있다.
WMO 측은 “라니냐로 이 지역에 가뭄이 오랫동안 지속했는데 엘니뇨가 강화되면서 반대 현상인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엘니뇨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에서 극심한 대홍수로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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