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미국 AI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디바이스 솔루션) 사장이 연내 완공될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 사장은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삼성전자는 북미 AI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기술과 대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며 "내년 말부터 미국을 위해, 미국에서 생산될 예정인 4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의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제너러티브(생성형) AI와 엣지 디바이스 AI 등과 같은 분야의 요구 사항들을 충족하는데 삼성전자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두고 고객들과 이미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칩, 패키지 기술 및 솔루션 개발을 통해 AI 시대에 가치를 창출하고 얻기 위해 고객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인공지능(AI) 칩 스타트업인 그로크(Groq)가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에 따른 자신감으로 엿보인다.
그로크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2016년 창업한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로, 4나노미터 AI 가속기 반도체 칩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최근 언급했다. 그로크의 차세대 AI 칩은 기존 제품 대비 최고 4배가량 전력 효율이 높고,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 공장의 고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 사장은 지난달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4년 말부터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겠다"며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서도 "4나노 2세대 제품은 안정적인 수율을 기반으로 양산 중"이라며 "3세대 제품의 4분기 양산 목표 달성이 전망된다"며 해당 공정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4나노 MPW(Multi Project wafer)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MPW는 하나의 웨이퍼에 다양한 반도체를 시범 생산하는 것으로, 반도체 양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MPU 서비스를 선보이는 배경에 4나노 수율 자신감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미세 공정 기술력을 토대로 성장성이 높은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달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선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과 패키징 기술을 토대로 AI 시대 먹거리를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이자 떠오르는 AI 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 딥엑스 사례를 소개하며 성과를 알리기도 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AI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특히 다양한 개별 서비스에 특화된 엣지(Edge)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고성능 AI 반도체에 특화된 최첨단 공정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공정,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IP) 파트너사와의 긴밀하고 선제적인 협력을 통해 AI 시대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로크는 이 칩을 8만5000개에서 최대 60만 개를 활용해 각각의 수요에 맞는 AI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나단 그로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고의 AI 성능을 가능하게 할 삼성전자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그로크의 발전을 이뤄나가겠다"며 파트너십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르코 키사리 삼성전자 파운드리 미국 사업 담당 부사장은 "그로크와 협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이 AI 반도체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향후 선단 공정 기반의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