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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공기청정기가 일기를 쓴다


KAIST 연구팀, 관련 디자인으로 해외 픽토리얼상 수상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오늘은 밝은 날이었네요. 당신이 내 앞을 지나가던 순간, 나는 깊은 떨림을 느꼈습니다.”

공기 청정기가 일기를 쓴다?

집안의 온도, 밝기, 사람 등 물체가 지나다니는 것, 진동을 감지되는 센서 등을 갖춘 공기 청정기가 나왔다. 이 공기 청정기는 켜져 있을 때는 습도와 온도, 공기 상태 등을 LCD에 표시한다.

꺼져 있을 때는 여러 센서를 통해 파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 나름대로의 일기를 쓴다. 쓰는 일기는 GPT3를 이용하는데 매우 다양한 문장을 쓸 수 있다. 마치 사람이 쓰는 일기형식으로 작성하는데 자기 생각과 느낌 등 여러 가지 감정까지 드러낸다.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감정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일기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형태로 표출된다. 이 일기에 대해 이용자가 피드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기 청정기가 의식이 있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등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KAIST 연구팀이 일기 쓰는 공기 청정기를 디자인했다. 사물에 의식이 있다고 느꼈을 때 이용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진=KAIST]
KAIST 연구팀이 일기 쓰는 공기 청정기를 디자인했다. 사물에 의식이 있다고 느꼈을 때 이용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진=KAIST]

인공지능의 발달로 의식, 생각, 감정과 같은 속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스마트 사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속성이 사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포함되고 드러나며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의 일기 쓰는 공기청정기 개발 논문이 국제학술대회인‘ACM DIS(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2023’에서 우수 픽토리얼상(Honorable Mention Award)을 수상했다고 16일 발표했다.

ACM DIS 학술대회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최우수 학술대회 중 하나로 올해는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개최됐다. 이 학술대회의 픽토리얼이란, 글과 수식만이 아닌 주석이 있는 그림이나 사진과 같은 시각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 지식을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의 논문을 말한다.

남택진 교수팀은 2021년 아날로그 제품을 간편하게 사물 인터넷(IoT)화하는 기기인 ‘아이오타이져(IoTIZER)’ 개발로 국내 연구팀으로는 처음 픽토리얼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최초 논문 수상 성과를 거뒀다.

남택진 교수팀은 사물 관점에서 스스로 일기를 쓰는 공기청정기인 ‘아레카(Areca)’라는 제품을 개발했다. 사물에 포함되는 의식의 속성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디자인 과정을 소개했다. 의식이 있다고 느껴지는 미래 사물의 구체화 사례로써 아레카의 하드웨어와 인터랙션을 디자인했다.

실제로 작동하는 시작품을 구현함으로써 미래 사물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사유하고 깊이 탐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구두 발표와 시연을 주도한 제1 저자 조형준 박사과정은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물의 디자인 작업에서 새롭게 대두될 의식과 같은 비물질적 요소를 제시하고 실제 예시를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택진 교수는“아레카(Areca)는 재미있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앞으로 AI가 탑재될 고도로 지능화된 제품의 원형을 보여준 연구 제품”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 제품디자인 연구를 이어갈 것”라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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