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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학부모들의 호소…"우리한테 화살이 쏟아져 힘들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해당 교사의 행적과 이에 대한 학부모들 반응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11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는 서울 서초구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서울 초등학교 교사 사망 유가족, 서울교사노동조합,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고인을 애도하며 교육청의 책임있는 사실확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송에 따르면 A씨는 교사인 어머니를 따라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교사를 꿈꿨다. A씨의 어머니는 "첫 발령지가 '신규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서이초라고 해서 걱정됐다"며 "(다른 교사들이) 소송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했다길래 속으로 어이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A씨가 꼼꼼히 적어둔 학생들 상담 일지에는 A씨가 사망 전 일부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6일 전인 지난달 12일 A씨 반에서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머리 쪽을 연필로 세게 긁어 다치게 한 '연필 사건'이 주 원인이었다.

사건은 다음 날 학교장 종결로 마무리됐지만 A씨 남자친구 증언에 따르면 한 학부모가 A씨에게 "넌 교사 자격이 없다"며 화를 냈고, 개인 전화번호로 전화해 "너 때문에 반이 엉망이 됐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A씨는 남자친구에게 "개인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방학이 되면 전화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26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 시청 북문 앞 보라매공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를 기리는 추모제에서 명복을 비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뉴시스]

한 학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엄청나게 높은 난도의 학년이었던 건 맞다. 2시간 동안 물건 집어 던지는 아이도 있었고, 정리 정돈이 하나도 안 되는 아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그 부모님도 아이가 버거워 보였다. 교사가 무슨 말을 했을 때 그냥 '아 그러게요. 걔가 왜 그럴까요?'라고 했다. 부모님도 아이를 잘 통제하기 힘든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A씨의 일기장에는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 게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거리고 있는 걸까. 어차피 돌아가면 모두 똑같을텐데 그대로 원상 복귀"라는 무력감을 나타내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는 또 사망 전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고 전해졌다. 상담에서 A씨는 "오늘 속상한 일들이 몇 개 있었다. 저한테 직접 일어난 일은 아닌데, 학부모가 찾아와서 교사 잘못이 아닌 일로 소리를 지르고 갔다. 그래서 그 선생님이 우시더라"며 "그 모습을 보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에 허무했다"고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한 학부모는 "교장이 반 대표 학부모에게 '선생님에게 안 좋은 일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고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안 했다"며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가 '우리한테 화살이 쏟아져 힘들다'고 하자 교장이 교육청 조사관에게 '들으셨죠? 이거 좀 잘 챙겨주세요' 하며 따로 부탁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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