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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배터리라 무시했는데'…中CATL 역대급 실적에 K-배터리 '긴장'


CATL,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조 5300억원…영업이익률 13% 돌파
非중국 시장서도 전기차용 LFP 배터리 특수로 무서운 성장
"실적 질주 계속될 것…국내 기업도 LFP 배터리 개발 서둘러야"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상반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영업이익률 10%의 벽은 넘지 못한 가운데,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무서운 성장세에 이목이 쏠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제품 중심 전략으로 이뤄낸 CATL의 성과에 국내 업계는 "놀라운 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CATL은 상반기에 매출 1천892억4천604만 위안(약 33조8천400억원), 영업이익 253억5천742만 위안(약 4조5천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사진은 CATL 본사 전경과 테슬라 모델Y 모습 [사진=CATL·테슬라]
CATL은 상반기에 매출 1천892억4천604만 위안(약 33조8천400억원), 영업이익 253억5천742만 위안(약 4조5천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사진은 CATL 본사 전경과 테슬라 모델Y 모습 [사진=CATL·테슬라]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상반기에 매출 1천892억4천604만 위안(약 33조8천400억원), 영업이익 253억5천742만 위안(약 4조5천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5%, 영업이익은 117.0%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1% 늘어난 214억7천320만 위안(약 3조8천400억원)에 달했다.

CATL의 상반기 매출액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3사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수치(35조7천174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한국 업체들 합계의 3배를 웃돌았다.

주목할 것은 이익률이다. 1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실현하며 국내 3사를 압도했다. 국내 3사 가운데서는 삼성SDI가 7.7%로 가장 높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5.2%로 뒤를 이었다. 적자에 머물고 있는 SK온은 -3.6%에 머물렀다.

CATL의 상반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2% 증가한 1천394억4천200만 위안(약 24조9천500억원)이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6.8%로 BYD(15.7%), LG에너지솔루션(14.5%)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CATL 본사 전경 [사진=CATL]
중국 CATL 본사 전경 [사진=CATL]

CATL의 무서운 질주는 자국 내 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중국 밖의 글로벌 시장에서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CATL의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7.2%를 기록했다. 1위 LG에너지솔루션(28.7%)과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8.4%포인트에서 올해 1.5%포인트로 줄었다. CATL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671억6천900만 위안(약 12조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35.5%를 차지했다.

CATL은 중국 내에 갖춰진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에 더해 저렴한 전기요금 등 정부의 유무형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누리는 상황이다. 올해 초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2분기 들어 원가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기차 업계 선두 주자인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CATL 등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도 상승세의 원인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시장 제외) [사진=SNE리서치]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시장 제외) [사진=SNE리서치]

SNE리서치 관계자는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비중국 시장에서도 세 자릿수의 폭발적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한다고 발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쪽으로 판도가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LFP 배터리는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제조 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UBS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105억 달러(약 14조원)였던 전 세계 LFP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9.7% 성장해 2030년엔 527억 달러(약 70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LFP 배터리가 2030년 세계 배터리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그동안 NCM 배터리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왔던 국내 3사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5년쯤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기차용 LFP 배터리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당사가 개발 중인 LFP는 ESS에 우선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용 LFP는 고성능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적용 계획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는 시기는 2025년쯤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LFP 배터리 라인업을 확보해 프리미엄 볼륨(보급형)과 엔트리(저가형)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SDI가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PRiMX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PRiMX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CATL의 실적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업체들이 LFP 배터리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는데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시기에 접어들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하이엔드 제품뿐만 아니라 가성비·중저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일시적·과도기적인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NCM 배터리 등과 전기차 시장에서 공존하며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지역전략팀 최재희 전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는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NCM 배터리를 역전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며 "국내 3사도 최근 LFP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에 착수했지만, 업스트림 단위부터 수직계열화를 이뤄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전기차용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우리 기업이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려면 중국 기업과의 자원 확보 경쟁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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