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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기 무덤 판 中 BOE?"…괜한 소송에 삼성 이어 애플도 외면하나


기술력 한계로 '아이폰15' OLED 초도 물량 공급처서 배제…삼성D가 물량 독차지
삼성D '특허 침해' 의혹 속 소송으로 뒤통수…삼성전자, 거래량 축소로 '맞불'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특허 침해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가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에게도 버림 받는 분위기다. 한국 기술을 따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깐깐하기로 유명한 애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잡음만 일으키고 있는 탓에, 결국 삼성·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고스란히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4 및 아이폰 14 플러스 [사진=애플]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5'와 '아이폰15 플러스'에 탑재될 OLED 초도 물량을 단독 공급한다. 당초 두 모델은 삼성과 함께 BOE가 납품 계약을 맺었으나, BOE가 다이내믹 아일랜드 홀 디스플레이 가공 등에서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애플이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은 탓이다.

◆'아이폰15' 초도 물량서 제외된 BOE…삼성·LG엔 '호재'

이처럼 BOE가 고배를 마시면서 해당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전됐다. 또 '아이폰15' OLED 초도 물량뿐 아니라 BOE에 배정됐던 하반기 남은 물량도 삼성디스플레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5'와 '아이폰15 플러스'에 탑재되는 OLED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으로, 생산 라인이 없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번에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TPS OLED 생산 라인에서 물량을 확대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사실상 '아이폰15', '아이폰15 플러스' OLED를 삼성이 대부분 공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초도 물량에서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삼성에 일단 밀렸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만히 있진 않을 듯 하다"며 "애플 입장에선 일단 삼성에게만 OLED를 공급 받게 된 상황에서 협상 주도권이 다소 빼앗긴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CES 2023'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UDR 2000' 마크를 획득한 초고휘도 OLED와 일반 OLED의 밝기를 비교 전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등 상위 2종에 탑재될 OLED 물량도 60%가량 공급할 것으로 알려져 올해 하반기 실적에 더 큰 기대감이 모아진다. '아이폰15' 상위 2종에 탑재되는 OLED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가 투입되는데,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만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상위 2종 OLED의 약 40%(3천700만 대)에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결국 애플이 이번에도 BOE로부터 OLED 물량을 공급 받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아이폰15' OLED 패널은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100% 공급하게 됐다. 또 애플이 당초 계획대로 '아이폰15' 시리즈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잡고 있어 삼성, LG 등 '아이폰'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하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업계에선 '아이폰15' 세트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8천900만 대, '아이폰15' 부품 출하량은 13% 증가한 9천200만 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OE는 기술적인 공정 이슈뿐 아니라 최근 삼성과 OLED 기술 특허소송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말까지 '아이폰15' 시리즈 OLED 공급 가능성이 한층 더 낮아진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5'에 대적할 뚜렷한 경쟁 제품이 부재할 것으로 보여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 LG 부품 계열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적반하장' BOE, 삼성D에 되레 특허 침해 소송

BOE는 LCD 패널 공급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특허를 침해하고서 되레 자신들의 기술이라고 우기며 특허 소송에 나서자, 삼성전자가 최근 BOE의 LCD 패널 구매량을 대폭 줄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기술은 아이폰12에 사용된 OLED 디스플레이 특허 4종이다. [사진=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이후 사용된 모든 '아이폰' 제품에 적용된 OLED 디스플레이 특허 4종을 BOE가 침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해된 기술 4종 가운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특허인 '다이아몬드 픽셀'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BOE는 디스플레이학회나 전시회에서 이를 자신들의 기술이라며 홍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아이폰 사설 수리 업체들이 사용한 '짝퉁 OLED 패널'에서 BOE가 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해 5월 BOE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부품·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며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2곳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또 올해 6월엔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BOE를 상대로 스마트폰용 OLED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BOE를 겨냥해 "당사 경쟁력의 근간인 지적 자산에 대한 도용 및 침해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며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법적 제재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 LCD 패널 공급도 '빨간불'…입지 좁아지는 BOE

그러나 BOE는 적반하장으로 맞섰다. 지난 5월 자신들의 OLED 패널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베꼈다고 주장하며 되레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맏형'인 삼성전자가 나섰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BOE에서 TV, 태블릿, 스마트폰 관련 패널을 조달해왔는데 소송전을 계기로 최근 LCD 패널 구매량을 대폭 줄이는 동시에 일본, 대만 등으로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TV용 LCD 패널의 10.9%를 BOE에서 조달했다.

삼성전자가 실제 BOE를 공급망에서 배제시킬 경우 BOE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BOE]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 받던 LCD 물량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LCD 사업을 꾸준히 축소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종료했고, 올해부터는 중국 LCD 공장의 생산량을 절반가량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 공장의 LCD 생산라인 가동률은 50% 정도로, 향후에도 크게 늘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태블릿이나 노트북 제작에 활용되는 중소형 LCD 생산은 지속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삼성전자에 공급할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상반기를 끝으로 LCD 사업에서 철수하며 삼성전자가 LCD TV 패널 공급선을 LG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 일본 샤프, AUO, 이노룩스 등 대만 업체로 다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정 패널 업체 의존도가 커지면 가격 협상력이 작아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OE와 소송전은 양측 모두에게 손실을 불러올 수 있음에도 중국의 기술 탈취가 도를 넘었다는 삼성의 강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BOE가 삼성과 괜한 불씨를 만들면서 이미지가 하락한 데다 기술력도 뒷받침 되지 않아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공급처 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이번 일로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오던 중국의 점유율도 한층 줄어들면서 양국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소송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승소할 경우 향후 BOE는 새 기술을 개발하거나, 삼성의 특허 기술을 구매해야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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