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7조 8천억 원대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사업 수주전이 예정된 만큼 양사의 경쟁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한화오션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방위사업청은 업무일 기준 7일 이내에 접수된 이의 신청에 회신해야 한다.
앞서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이로 이겨 사업을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회사 관계자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라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이 적용됐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방사청에 사업제안서 평가 점수와 사유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디브리핑을 신청해 지난 24일 청취했다. 하지만 디브리핑 실시 이후에도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는 점을 이유로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유사 함정 건조실적과 장비 및 시설보유 현황 등 객관적인 지표를 포함해 몇 가지 분야에 대한 재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이번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에 이어 내년 한 차례 더 경쟁을 앞두고 있다. 7조 8천억 원대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사업 수주전이다. KDDX는 우리나라 해군의 첫 번째 스마트 함정으로, 선체부터 각종 무장까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일각에선 HD현대중공업이 받은 보안 감점이 오는 2025년까지 유지되는 데다가 KDDX 개발사업에서 개념 설계에 나선 한화오션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통상 기본설계를 추진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을 건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HD현대중공업은 현재 기본·상세 설계를 진행 중인 데다가 시설과 기술 점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양사는 함정 등 방위산업 부문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시장 선점에 공 들이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배경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 진행된 HD한국조선해양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으로 한화에 편입된 후 양사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의 특수선사업부 방산 부문은 험난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수선 사업은 공공재가 양산돼 시장의 무한경쟁으로 맡겨두지는 않는다"며 "한화오션 출범 이후 분위기가 격화되고 있지만 결국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안정될 것이고 물량도 적절히 배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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