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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 2023] 中 '김빼기' 전략 또 나왔다…삼성 잔칫날 노골적 방해 '눈살'


원플러스, 첫 폴더블폰 티저 영상 공개로 '찬물'…샤오미·구글도 삼성 견제 나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시점에 맞춰 김빼기 전략에 돌입했다. 일부 업체들은 '갤럭시 언팩' 당일에 신제품 출시 소식을 알리거나, 전날 제품 공개를 예고하는 티저 영상을 올리는 등 노골적으로 삼성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는 지난 25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폴더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원플러스는 지난 3월 폴더블폰 시장에 올해 3분기쯤 진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는 지난 25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폴더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원플러스 공식 트위터]

'원플러스 V폴드' 혹은 '원플러스 오픈'이란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원플러스의 최초 폴더블폰으로, 뒷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커다란 카메라 섬이 특징이다. 카메라 섬은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돼 있는데, 스웨덴 카메라 기업인 핫셀블라드 로고가 새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잠망경 렌즈가 있어 '갤럭시S23 울트라'의 광학줌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원플러스는 지난 2013년 중국 BBK그룹의 계열사인 오포에서 독립한 회사로, 삼성전자보다 성능은 비교적 뒤처지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으며 '플래그십 킬러'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원플러스는 다음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고 '원플러스 V폴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원플러스가 이번에 폴더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날 오후 8시에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하루 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원플러스는 지난 2021년에도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가 공개된 언팩에 집중된 관심을 뺏기 위해 '갤럭시 언팩' 직전 자사 미국 공식 인스타그램에 독특한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원플러스는 해당 영상에서 은하수가 펼쳐진 배경화면의 스마트폰 두 대가 마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를 연상할 수 있도록 연출한 후 '8.11.21'이란 숫자를 띄운 바 있다. 일각에선 폴더블폰 출시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으나, 이 때는 할인 행사를 알리는 티저 광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IT 매체인 폰아레나는 "해당 영상은 곧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3'에 대한 관심을 원플러스 할인 행사로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원플러스 9' 제품 두 개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갤럭시Z폴드'를 떠올리게 해 원플러스 역시 폴더블폰 출시를 암시하는 듯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플러스가 실제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인 만큼 삼성전자를 겨냥한 노골적 견제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플러스가 미국 시장에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을 중심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주로 '갤럭시 언팩'을 진행했던 미국 뉴욕에서 원플러스가 첫 폴더블폰을 공개하는 것도 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미국 IT 전문 매체 GSM아레나는 "삼성의 관심을 가로채고 싶어 하는 꽤 용감한 자세"라고 평가하며 원플러스가 삼성전자를 의식해 행사 장소와 일정을 결정한 것에 대해 꼬집었다.

원플러스 첫 폴더블폰은 '원플러스 V폴드' 혹은 '원플러스 오픈'이란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IT 팁스터 온리크스]

"3년 내 삼성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중국 샤오미도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를 견제하고 나섰다. 이 시기에 맞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신제품을 오는 27일 국내 시장에 출시키로 한 것이다.

샤오미는 이번에 스마트워치 '레드미 워치 3'와 무선이어폰 '레드미 버즈 4 액티브'를 선보일 예정으로,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이 강점이다. 가성비 모델인 '레드미 워치 3 액티브'는 오는 8월 8일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레드미 워치 3'와 '레드미 버즈 4 액티브'가 각각 10만4천800원, 1만9천800원으로, '레드미 워치 3'는 오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일주일간 얼리버드 할인가인 9만4천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레드미 워치 3 액티브'는 4만4천800원에 판매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무선 이어폰을 선보이지 않고 '갤럭시워치6'만 공개한다는 점에서 샤오미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스마트워치인 '레드미 워치3'만 할인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미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갤럭시 언팩' 때마다 재연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 '갤럭시S' 시리즈 언팩 일정에 맞춰 자사 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2021년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둔 8월 10일에 온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미믹스4'를 내놨다. 이는 기존에 예고했던 행사가 아닌 깜짝 공개로,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후광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의 스포트라이트와 영광을 훔치려는 책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갤럭시 언팩' 하루 뒤에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믹스 폴드2'를 선보여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에 샤오미는 폴더블폰인 '믹스폴드3'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믹스 폴드3'는 중국에서만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레드미 워치 3' [사진=샤오미]

중국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지난해 차세대 폴더블폰 '레이저 2022' 공개 행사를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 언팩 다음 날인 8월 11일에 개최하며 훼방을 놨다. 앞서 공개한 행사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하면서 무리하게 일정을 변경해 핀잔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외신은 "모토로라가 삼성 폴더블폰 고객을 훔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모토로라는 '삼성 텃밭'인 국내에서도 폴더블폰을 선보이기 위해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에서 견제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토로라 레이저40'과 '레이저40 울트라' 등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을 미국과 유럽(스페인·영국 등), 인도 등에 출시한 상태로, 외산 폴더블폰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올해 3분기 안에 국내에서도 해당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는 '갤럭시 언팩'에 앞서 일찌감치 신제품인 '매직V2'를 내놓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지난 12일 출시된 이 제품은 중국 내에서 곧바로 히트상품 대열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로,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폴더블폰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오밍 아너 CEO는 "현재 폴더블폰 영역에서 매직V2의 적수는 없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업체인 구글도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 일본 정식 출시일을 나흘이나 앞당겨 오는 27일부터 판매키로 한 것이다.

구글과 일본 이통사들은 변경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폴더블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새 폴더블폰을 판매하기 전에 일본 시장에서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구글은 지난달 20일부터 일본에서 28만7천280엔(약 260만원)의 가격으로 '픽셀 폴드'의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최근 일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내 출하량과 판매량에서 호조세를 보이며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태지만, 폴더블폰 시장에선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상대와 직접적으로 경쟁을 펼치게 돼 긴장하는 듯한 분위기"라며 "구글은 첫 폴더블폰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일본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플을 겨냥해 중국 업체들은 최근 신제품 공개 행사 때마다 '김빼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향후 3년 이내에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고 공언했던 샤오미의 견제가 가장 심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퍼스트무버'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갤럭시 언팩'이 개최될 때마다 행사 전후 이벤트를 개최해 시장의 시선을 분산해왔다"며 "중국 업체들의 전략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구글 '픽셀 폴드' [사진=구글]

이 같은 중국·미국 업체들의 공세로 삼성전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많이 빼앗긴 탓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2021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작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을 예년보다 2주 앞당겼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과 중국 업체들이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자사 신작을 '갤럭시Z5' 시리즈 경쟁 모델로 언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 마련에 나선 모습"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적극 진입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한정적으로 판매되고 있고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오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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