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올해 상반기에도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큰 손인 중국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그 사이 미국이 주요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자동차가 반도체를 밀치고 주요 수출 품목으로 올라서 지각변동이 일었다.
21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 최근 우리나라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7.4% 감소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6월 말 14.1%로 지난 2020년 대비 5.8%포인트(p) 줄었다.
상반기에 대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탓이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고 글로벌 IT 경기가 위축되며 타격을 입었다. 반대로 대미국 수출은 0.3%, 유럽 4.9%, 중동 14% 증가했다. 이런 흐름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대미국 수출 비중은 17.9%로 확대되며 대중국(19.6%)을 바짝 추격했다.
김상훈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대중국 또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수출이 더욱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주춤하는 사이 자동차가 선전했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30.9%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 비중도 2020년 10.9%에서 지난 6월 말 15.4%로 상승했다.
최근 반도체는 리오프닝에 따른 비대면 재화 특수가 없어지며 재고가 증가했다. 수출 단가도 급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자동차는 친환경 차 수요가 늘고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차질이 개선되면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IT 경기 부진이 완화하면 수출이 개선되고 품목별·지역별 차별화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해도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남석모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특정 지역‧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기업은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수출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중간재에 편중된 대중 수출구조를 최종재 등으로 다변화하고 미국‧EU의 경우 역내 공급망 강화 움직임을 고려해 기술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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