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잘못도 있다" 교사 폭행 제자의 학부모 '항변'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초등학교 6학년 제자로부터 발로 짓밟히는 등 무차별 폭행을 당한 교사의 남편이 탄원서 작성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 교사 남편 A씨는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제 아내가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을 지난달 30일 서울시 양천구의 한 공립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에게 폭행당한 여교사의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자신의 아내가 학기 초부터 6학년 남학생 B군의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내가) 올해 반에 분노조절이 안 되는 아이가 한 명 있다고 하더라. 개학 이틀 차에 화가 나서 밥 먹던 여자아이 얼굴을 때리고 며칠 뒤에 남자아이를 때렸다"라며 "그 다음 주에도 남자아이를 때려서 막았더니 제 아내를 때렸다고 한다.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싶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더 황당한 건 부모에게 전화했지만, '미안하다'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 없었다"면서 "'우리 애가 소리에 민감하다. 혹시 싸움을 말리려다 그런 건 아니냐'는 둥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아내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평소 B군은 아내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거나 욕설하고 책을 집어던졌다고 한다. B군은 160㎝가 넘는 키에 몸무게 70~80㎏으로 당시 주먹질과 발길질을 가하자, 아내는 저항할 수 없었다.

A씨는 "(아내가) '살아야겠다' 싶어서 계속 맞아가며 전화기를 잡으러 가니 (B군이) 가위를 던졌다고 한다"며 "특수폭행 아니냐. 선생님을 그렇게 때리는 아이가 어딨나"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그런 상황에서도 요새는 소리 지르면 정서적 학대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소리도 못 지르고 머리만 감싼 채 참았다"라고 전했다.

이후 B군의 부모는 피해 교사가 아닌 학교 측에 전화해 사과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에는 B군의 잘못뿐만 아니라 아내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날 병가 외에 학교장이 부여할 수 있는 최대 특별휴가를 피해 교사에게 별도 부여했다. 또 교권보호위원회를 거쳐 논의 결과에 따라 B군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B군과 같은 반 학생들에게는 집단 상담을 1회 실시했으며, 추가 상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청에 따르면 B군은 정서행동장애 판정을 받아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됐으며, 일반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함께 수업 듣는 통합 학급에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