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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블' 빈번해진 IPO 시장, 코인판 변질?


테마주로 변질된 공모주, 당국 기대 무색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금융당국이 공모주의 균형 가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달부터 공모주의 가격상한폭을 변경했다. 이후 상장된 공모주들이 8.5~299%까지의 변동폭을 보이고 단기 투기꾼들이 몰려 도리어 가격상한폭 때문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코인판'이 돼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모주들의 큰 가격변동폭은 테마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그릇된 투심이 문제라고 짚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주에 대한 가격제한폭 변경이 시행된 지난달 26일 이후 8개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중 이날 상장된 필에너지는 한때 공모가(3만4천원) 대비 288.23% 상승한 13만2천원에 거래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 28일 상장된 하나29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종가 5.5%만 상승해 가장 작은 폭을 보였다.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되자 주가 널뛰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되자 주가 널뛰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했다. '따상' 종목이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한 뒤 하락하면서 후속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상한폭을 넓혔다. 금융당국은 기존 변동폭 제한을 완화하면 쉽게 상한선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 봤으며 상장 첫날부터 적정 균형 가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예상한 흐름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공모주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스팩(SPAC)에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는 것.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채 증시에만 상장돼 있는 종목에 단기매매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상장된 스팩 종목 중 하나29호스팩만을 제외하고 모두 큰 폭의 가격변동폭을 나타냈다. 교보14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8.5~299% 사이의 변동폭을 보였고 DB금융11호스팩은 111~243%의 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명확한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종목이다보니 투기꾼들이 빠지고 나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상승 모멘텀과 비전이 없으니 상승여력도 없고 언제 인수·합병될지 알 수 없다. 이달 상장된 DB금융11호스팩은 상장 다음날 가격하한선으로 직행했고 교보14호스팩도 내림세다.

이달 상장한 다른 새내기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으로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환심을 샀던 알멕은 상장당일 공모가 대비 260%까지 솟아오르며 고점을 찍었지만 현재까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알멕을 비롯해 이노시뮬레이션, 오픈놀, 시큐센 역시 동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적정 가격을 찾으려 했던 당국의 시행세칙 개정이 도리어 국내 증시를 '코인판'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모주가 테마주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이 문제지 가격상한폭을 넓힌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가격 제한폭이 넓어져서 단타치고 빠지기 좋아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이는 곧 공모가격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며 "그럴 땐 이런 테마주처럼 움직이는 현상도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도 문제점을 인식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투기가 과열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황 연구위원은 "공모주에 청약금이 몰리고 테마주처럼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런 시행착오 과정들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증시처럼 시가총액이 낮은 코스닥 종목 상장 비중이 높은 곳에선 맞지 않다는 투자자들의 지적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가격제한폭은 적정 가격을 찾아가기 위한 조치고 아주 적합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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