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강남은 우선 거주 여건이 우수하고, 대기수요가 풍부해 기타 지역과 비교해 가격 회복력이 좋아요. 급매물도 다른 동네보다 빠른 속도로 소진되니, 선호도가 높은 일부 단지에선 추격 매수 수요도 신속하게 붙죠. 이렇게 상승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비강남권과 가격 격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권 등 일부 선호 지역 중심 초고가 단지 위주로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가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중저가 지역은 하락 기조가 우세해 당분간 지역별 차별화나 혼조세가 지속되며, 강남권과 기타 지역간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 첫째 주(-0.03%) 이후 8주간 '-0.01~-0.02%'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강남구는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강남구 주간 매매가격변동률은 지난 5월 12일 기준 –0.02%에서 19일 0.01%로 상승 전환한 뒤, 26일 0.01%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2일 기준 0.00% 보합을 보였으며, 이후 보합권에 계속 머무르다 같은 달 23일 0.01%, 30일 0.00%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기록하는 등 보합권역 내 안정적으로 안착해 있다.
이렇게 권역간 대비되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강남의 '대장주'로 꼽히는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주목할 만큼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은마아파트'에서는 34건의 매매가 이뤄졌지만, 올해 상반기(1~6월)에만 62건의 실거래가 건수가 등록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래된 매물 수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직 지난달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거래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우수한 학군을 갖춰 임차 수요도 풍부한 매머드급 단지 '도곡렉슬'에서도 거래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도곡렉슬에서는 11건에 불과한 거래가 발생했으나, 지난달까지 60건의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10건을 겨우 웃도는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달 기준 실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음에도 5배가 넘는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갓 입주해 신축 브랜드 단지라 가격이 높게 형성된 '서초그랑자이' 역시 지난해 단 1개의 매물이 팔렸으나, 올해 상반기까지 7건의 실거래가 등록됐다. 맞은편에 있는 '래미안 리더스원'은 지난해 5건의 매물 주인이 바뀐 반면, 올해는 지난 5월 한 달간 6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강남권에서 빠르게 반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4로 전주(84.8)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지난 2월 4주(66.3) 저점을 찍은 뒤 1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권역별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이 같은 기간 89.0에서 89.6으로 올라 서울 내 다른 권역 중 90선에 가장 근접하게 따라붙었다.
업계 전문가는 이처럼 강남 매수심리가 신속하게 반응하고, 고가 단지들이 밀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강남 부동산이 보유한 입지와 환경 요소에 따른 '빠른 회전율과 높은 가격회복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강남은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대기수요가 풍부해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회복력이 좋다"며 "이에 급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수요 선호가 높은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 5월 중순 이후에는 주간 매매변동률이 상승 전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보합(0.00%) 수준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가격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며 "반면, 외곽 중저가 지역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호재성 요인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하락 기조가 우세한 상황으로 강남권과 비강남권역 아파트값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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