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웨어러블 기기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미국 오픈형 이어폰 시장 강자인 '샥즈(SHOKZ)'가 우수한 착용감이 강점인 신제품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진 양(Jean Yang) '샥즈' 아시아 영업팀 팀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샥즈 오픈핏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계 최고의 골전도 이어폰 기술을 앞세워 지금까지 60개 이상 국가에서 1천100만 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했다"며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오픈핏'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 완전 무선 이어폰(TWS) 시장에서 '샥즈'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샥즈'는 2011년 미국에서 시작된 골전도 헤드폰 전문 기업으로, 원래 사명은 '애프터샥'이었다. 그러나 2021년 12월에 '샥즈'로 개명한 후 스포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확대해왔다.
국내는 지난 2016년 '핫트랙스' 광화문점 오픈과 동시에 골전도 이어폰인 '티타늄' 시리즈로 첫 진출했다. 현재는 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전국에 1천 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해 있다.
'샥즈'는 그동안 국내에서 스포츠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넥밴드 형태인 골전도 이어폰의 제품 특성상 운동할 때 착용감이 좋은 데다 분실 염려가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TWS 시장 내에서 완전 오픈형 이어폰이 두각을 나타내자 '샥즈'는 일반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이번에 '오픈핏'을 출시했다. 귀를 완전히 막는 커널형 이어폰 중심으로 형성된 TWS 시장에서 최근 완전 오픈형 이어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애플 '에어팟', 삼성전자 '갤럭시버즈', LG전자 '톤프리' 등은 모두 커널형 이어폰이다. 현재 완전 오픈형 이어폰은 소니코리아가 지난해 출시한 '링크버즈'와 미국 올라댄스 '웨어러블 스테레오', 샥즈 '오픈닷' 정도가 대표적으로, 시장 규모는 미미하다.
업계 관계자는 "커널형 이어폰은 외이도에 압력을 가해 외이도염이 유발된 사례가 종종 있다"며 "이어폰이 귓구멍에 밀착해 주변 소음을 차단하면 주위 환경을 인지하기 어려운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전 오픈형 이어폰은 귓구멍에 삽입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주변 소리를 통과시켜줘 음악을 감상하거나 통화할 때 주변 환경을 더 인지할 수 있게 해줘 커널형 이어폰의 대안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귀 질환을 우려하거나, 운동할 때, 실내에서 장시간 착용할 때 이어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서 오픈형 이어폰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샥즈'는 지난해 12월 귀를 막지 않는 오픈 이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기전도 기술을 처음 사용한 완전 오픈형 이어폰 '오픈핏'을 처음 선보였다. 넥밴드를 없앤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샥즈'는 오는 6일 이 제품을 국내에 공식 출시키로 했다. 올 초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정 수량 판매를 시작해 한 달 반만에 준비된 수량이 조기 매진되자 자신감을 얻고 이처럼 결정한 것이다. 지난 1일부터 나흘간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사전 판매에서도 조기 완판됐다.
일본에선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샥즈는 지난 4월부터 약 두 달간 일본 그린 펀딩 사이트에서 '오픈핏'을 선보였는데, 펀딩 시작 후 15일 만에 1억 엔을 넘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린 펀딩 역사상 가장 빠르게 1억 엔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총 판매 금액은 2억5천만 엔(약 23억원)으로, 총 구매자 수는 1만 명을 넘었다.
양 팀장은 "'샥즈' 제품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일본 TWS 시장에서 3%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점차 점유율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스포츠 행사에 가면 '에어팟', '갤럭시버즈'보다 '샥즈'를 착용한 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제품들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제품은 스포츠 분야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다면 '오픈핏'은 실내에서 일하는 이들뿐 아니라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골전도 이어폰 시장에서 그간 우위를 유지해왔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샥즈'는 이번에 선보인 '오픈핏'의 강점으로 공기 전도 기술을 적용한 데다 초경량(8.3g) 무게와 '울트라 소프트 실리콘'이란 인체공학적 소재를 사용해 착용감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새롭게 특허 받은 음향 기술인 '샥즈 다이렉트피치(Shokz DirectPitch)'를 적용해 이어버드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면서도 주변 상황을 모두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을 경쟁 요소로 꼽았다.
5분 충전으로 1시간 동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과 1회 충전으로 7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 성능도 '오픈핏'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통화할 때 주변 소음을 최대 99.7%까지 걸러내는 것이 입증된 'AI 콜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탑재된 것도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샥즈 '오픈핏'은 저음 강화 알고리즘인 샥즈 오픈베이스(Shokz OpenBass)와 다이내믹 레인지 컨트롤(DRC) 기술을 탑재해 맑은 고음과 깊은 저음을 구현했다. 또 IP54 방수 등급을 갖추고 있어 땀을 흘리는 격렬한 운동 중에 사용하기 좋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은 사용 중 바람 소리가 다소 들리는 데다 가격이 24만9천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이 판매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급 가격대임에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통화 중에만 적용된다는 점에서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이 선보이는 제품들은 대부분 일상 생활에서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한다.
양 팀장은 "'오픈핏'은 자연스러운 음질, 강력한 저음, 안정적이고 인체공학적인 착용감과 함께 세계 최초로 공기 전도 기술을 적용한 플래그십 제품"이라며 "한국에서 올해 '샥즈' 브랜드 인지도가 전년 대비 30% 정도 늘어난 데다 완전 오픈형 이어폰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핏'은 스포츠를 넘어 일반 소비자도 함께 겨냥한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본다"며 "'오픈핏' 매출은 지난해 출시한 자사 플래그십 제품 '오픈런 프로'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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