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한국형 차세대 호위함(FFX)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건조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정면승부에 나선다.
이번 수주전은 사업 규모가 8천334억원에 달하는 데다가 한화오션 출범 후 첫 대결인 만큼 조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인수전 과정에서 한국형 구축함(KDDX) 개념 설계 탈취 건을 놓고 양사가 대립각 세웠던 만큼 일각에선 양사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 사업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행된 사업 설명회에 참여한 HJ중공업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은 양사의 제안서를 토대로 기업별 평가를 진행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대개 제안서 검토 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되며 이르면 다음달 중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업 예산은 총 8천334억원 규모로 4번함까지는 사업자가 결정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3월 4천억원 규모의 1번함 수주에 성공했다. 1번함인 충남함은 현재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각 3천300억~3천500억원 규모에 수주했다. 저가입찰을 통해 수주를 따낸 것과 관련해 최저가 입찰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가격 중심에서 기술력 중심의 제안서 평가로 선정 방식을 변경했다.
기술력이 관건인 만큼 HD현대와 한화는 수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마덱스2023(MADEX 2023)을 통해 각사의 수상함 부문 경쟁력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HD현대는 해당 전시회에서 개발 중인 KDDX 모형을 공개하며 해군이 추진하는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과 방산 해외수출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HD현대의 KDDX 모형은 통합마스트와 국내 개발 중인 전투체계를 적용해 체계통합을 최적화하고 국내 최초로 '대용량·고출력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채택했다. 특히 기술 발달에 따라 미래무기체계 추가 탑재 및 추후 플랫폼의 성능 개량이 용이하도록 '미래 확장형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HD현대에 도전장을 내민 한화오션은 '정통 수상함 명가'의 위상을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이지스함 및 한국형 구축함 사업인 'KDX-I,II,III' 사업과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I,II,III' 사업을 모두 수행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또 국내 최초로 전투함 수출에 성공했고, 가장 많은 함정을 수출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 외에도 한화오션은 최근 전투함뿐만 아니라 군수지원함, 특수목적함 등 다양한 수상함을 건조했으며 2011년에는 해외에 잠수함을 수출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의 지위에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수주 자신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이번 수주 성과는 향후 배치4 사업과 KDDX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이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라 받게 된 패널티가 승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들은 2012년 한화오션에서 수행한 KDDX 개념 설계 자료를 불법 촬영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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