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제판 분리 도입을 검토하던 보험사들이 하나둘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 흥국생명이 전속조직을 자회사 GA로 이전했고 AIA생명은 이르면 다음 달에 자회사로 GA 설립에 나선다.
흥국생명은 이달 21일 판매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의 출범식을 열고 제판 분리를 공식화했다.
전속조직 소속 설계사 1천300명은 HK금융파트너스로 소속을 옮긴 상태다. 영업 지원 조직도 흥국생명에서 공모해 구성했다. 판매 자회사로 옮기는 직원에겐 기존과 같은 급여를 제공하고 일시금으로 12개월분을 퇴직 위로금 명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의 제판 분리는 최초 논의한 지 5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 2018년 판매 자회사를 만들려고 했지만 '유동성 비율이 보험업법 감독 규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실패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에 다시 판매 자회사 설립 승인을 요청했지만, 다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포기 논란으로 무산됐다. 당시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포기로 인해 채권시장에 끼친 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판매 자회사 인가를 철회했다.
이후 금융당국에 판매 자회사 설립을 재신청했고 승인되면서 지금의 제판 분리를 이루게 됐다.
흥국생명이 제판 분리를 단행한 이유는 한화생명의 이유와 유사하다. 보험 영업은 판매 자회사가 전담하고 보험사는 상품 제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흥국생명 상품 점유율(MS)을 유지하되, 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해 성장하는 방식이다.
AIA생명도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설립을 신고하고 조직 구성에 나섰다. 현재 내부 게시판에 인사총괄과 준법감시, 운영관리 등 9명가량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AIA생명은 경쟁사와 달리 판매 자회사의 모집인을 외부에서 수혈한다. 한화생명과 한화생명이 전속조직 설계사를 모두 판매 자회사로 이전한 것과 다른 전략이다. 일단 판매 자회사를 만든 뒤 리쿠르팅과 다른 GA를 인수해 조직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판매 자회사의 초대 대표에는 공태식 리치앤코 전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 전 부사장은 PCA생명(미래에셋생명의 전신)에서 FC 채널 상무, 뉴욕생명 FC 채널 전무를 거친 영업통이다. GA 에셋마스터 대표를 거친 뒤 2014년 리치앤코에 합류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현재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 GA나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며 "판매 자회사 설립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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