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연설에서 전날(19일) 연설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동의하기 힘든 장황한 궤변"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집중하면서 노동개혁, 연금개혁과 함께 '의원 정수 감축'을 비롯한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법리스크, 돈봉투 비리, 남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사돈남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설은 김 대표의 여당 대표 취임 후 첫 국회연설이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 5년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그는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실험으로 자영업 줄폐업시키고, 집값 폭등시켜서 국민을 좌절시킨 정권이 어느 당 정권이냐? 정쟁에 빠져서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었느냐"며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심판을 받고서도, 쇄신 아닌 퇴행의 길을 끝까지 고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 의원들은)특정 정치인 개인의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나름 존중받던 민주당의 유산을 지키는 길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정과 관련해서는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동조합 부정·비리와 관련해 "노조비가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노조, 고용세습으로 청년의 기회를 차단하는 특권 대물림 노조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며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로드맵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가 재정과 관련해서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방만 재정을 지적하며 재정준칙 수립과 법인세 감세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13년 만에 ‘예산 긴축’에 나섰다. 용기 있는 결정적 변화"라며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야당의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주장을 겨냥해 "추경 중독도 이제 끊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감세와 관련해서는 "과중한 조세는 경제 쇄국정책"이라며 법인세·준조세 등의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회의원 정수 감축'을 필두로 한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의원 감축과 관련해 "국민께서 (의원 숫자가) 많다고 생각하시는 데 분명 이유가 있다"며 정치 과잉과 입법 남발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 정수를 10%(30명)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전날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두고 "구체적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며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주장했다.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불안정 해소와 이민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며 주택자금 지원과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에는 이민 확대가 불가피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민 정책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저출산 해결책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우리는 이미 여러 '결정적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며 국민을 향해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매섭게 꾸짖어 달라"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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