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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잔치' 끝낸 김기현…'무존재감' 극복이 과제[종합]


'당 안정화 기여' 자평…'지지율·공천' 우려 여전
전문가 "尹과 다른 목소리 필요"…野 "바지대표 반성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제 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제 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 '백일잔치'를 치렀다. 김 대표가 '당 안정화'를 성과로 내세우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악재 속에서도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도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비전발표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성과로 '당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를 겨냥해 "혼란을 딛고 출범한 새 지도부였기에 당의 안정적 운영은 저의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며 "흔들림 없는 당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태영호 전 최고위원·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언급하며 당이 전광훈 목사 등 극단 세력과 결별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당 안정화를 토대로 외연 확장과 총선승리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기현 국민의힘 체제는 현재 '무(無)존재감'에 빠졌다는 혹평도 듣고 있다. 민주당이 '돈봉투 의혹' 등으로 내홍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날 발표된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지난 9~12일 실시, 수도권 성인 2천405명 대상, 동아일보 의뢰)에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을 뽑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각각 35.1%(서울), 37.4%(경기), 35.7%(인천)를 기록해 국민의힘(▲서울 30.8% ▲경기 30.6% ▲인천 30.8%)을 앞섰다. 김 대표는 이날 지지율 부진에 대한 지적에 "진영정치가 너무 강고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세다 열세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지율과 더불어 당내 공천 우려를 해소하는 것도 과제다. 내년 총선에 윤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거 출마한다는 이른바 '검사 공천설'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 공천을 통한 공정 경쟁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공천설과 관련해서도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김기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도 낼 수 있는 독자적 행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과 때로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중도층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독립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정부·여당에 모두 좋은 일이라는 것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대통령 지지율에 끌려가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당을 꽉 주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논평(강선우 대변인)에서 김 대표 취임 100일과 관련해 "집권여당 대표로서 본인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용산 대통령실의 심기 보좌로 바쁜 날들이었다"며 "국민의힘 내에서조차 여당이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자조와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자신이 집권여당 대표다웠는지, 아니면 용산의 오더만 집행하는 '바지대표'였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혹평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민생 현장을 점검하고 취임 100일 기념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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