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과거 '보도지침' 관련 문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설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해당 문건을 통해 이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철회를 주장하는 야당을 상대로 "대단히 비상식적 질문"이라고 맞섰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의에서 지난 2010년 이 특보(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국정원 등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을 제시하며 한 총리에게 견해를 물었다.
해당 문건은 MB정부 시절 6·2지방선거를 겨냥해 작성된 것으로 '계도활동 강화 필요', '좌편향 인물로 인한 왜곡 편파보도 우려' 등의 내용이 기술돼 언론통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총리는 고 의원의 질문 초반에 "계도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적절하지 않다)"며 고 의원의 입장을 수긍하는 듯했으나 고 의원의 압박이 계속되자 "자료의 진정성이나 진실성에 대해서 저한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고 의원이 "그렇다면 '허위 문건'을 보여주는 것이냐"고 되묻자 총리는 "입증할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한 구절 한 구절에 대한 저의 의견을 묻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맞받았다.
한 총리의 답변에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총리는 "해당 서류(문건)는 단 한 번도 (대정부질문) 48시간 전에 저한테 전달된 바가 없다"며 "답변을 원하신다면 저도 돌아가서 검토하고 1~2주 뒤에 드리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 의원의 계속된 질문에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대단히 비상식적인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설전이 계속되자 본회의장 여야 의원들도 고성으로 항의를 주고받는 등 장내 소란이 계속됐다.
고 의원은 "2010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동관이었고 이 문건을 요청하고 보고받은 자도 이동관"이라며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지명 철회와 대외협력특보 사임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전날(13일)에 이어 한 총리를 상대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총리는 '국민들이 오염수 방류를 우려해 천일염을 사재기한다'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일본이 앞으로 (오염수를) 과학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반대할 것이고 국제사회와 함께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한민국부터 제일 앞장서서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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