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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갤럭시S23 패싱 부담됐나?"…노태문, '엑시노스' 부활에 힘 실을까


4Q 출시될 '갤S23 FE'에 '엑시노스' 탑재할 듯…삼성 AP 점유율 확대 도움될 지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패싱 굴욕을 당했던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올 하반기에 기사회생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단종됐던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 FE' 시리즈가 2년 만에 부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국내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S23'의 판매 전략과 스마트폰 사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국내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S23'의 판매 전략과 스마트폰 사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 '갤럭시S23' 시리즈의 FE(팬에디션)'을 출시할 예정으로, 내부에선 이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갤럭시S FE' 시리즈가 등장하는 것은 2년 만이다.

◆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갤럭시S FE'…애플·中 공세 대항마 될까

'갤럭시S FE' 시리즈는 기존에 크게 흥행하지 못한 데다 경기 침체 속 중가 제품 판매가 부진한 만큼, 삼성전자가 라인업 정리를 통해 단종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하반기 '갤럭시S20 FE'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해 1월에도 미국, 유럽에서만 '갤럭시S21 FE'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해 2월 '갤럭시S22' 시리즈가 출시되며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제기됐고 '갤럭시S' 시리즈를 다운 그레이드 시킨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그 해 '갤럭시S22 FE'를 내놓지 않았다.

갤럭시S21 FE [사진=서민지 기자]
갤럭시S21 FE [사진=서민지 기자]

하지만 프리미엄급에선 애플에 밀리고 있는 데다 '갤럭시A' 시리즈로 선방하고 있던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제조사들에게 위협 당하면서 삼성전자의 전략도 재조정되는 분위기다. '갤럭시A' 시리즈 라인업을 정리하며 최상위 라인업인 '갤럭시A74'를 출시하지 않는 대신, '갤럭시S FE' 라인으로 준프리미엄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갤럭시S23 FE'의 출고가는 '갤럭시S23 울트라'의 반값 수준인 80만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A7' 라인은 출고가가 60만~70만원대로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었던 만큼 시장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며 "삼성 입장에선 '갤럭시S FE' 라인을 통해 '갤럭시S' 시리즈의 부품을 소진시킬 수 있는 데다, 애플 '아이폰'과 중국 저가 제품 공세 속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삼기에 가장 최적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갤럭시S FE' 내놓는 삼성…부품 재고 소진 차원?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FE'의 출시를 결정지은 것은 재고 부담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X부문의 지난해 재고는 20조1천900억원 규모로, 기존에 있는 부품을 조합해 '갤럭시S23 FE'를 내놓을 경우 재고 소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시는 올해 4분기로 확실시 된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유럽 모델의 펌웨어 테스트에 돌입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펌웨어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는데, 이를 시작했다는 것은 내부 사양이 확정된 것이라고 업계에선 봤다.

'스냅드래곤 8 2세대' [사진=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사진=퀄컴]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3 FE'로 추정되는 제품의 배터리 안전인증도 받았다. 앞서 샘모바일은 삼성이 연내 '갤럭시S23 FE'를 출시하고 여기에 엑시노스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샘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S23 FE는 50MP 후면 카메라, 12MP 전면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는 4천500mAh 배터리(25W 충전 지원 가능)가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램 용량은 6GB 또는 8GB, 저장 용량은 128GB와 256GB 옵션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열세를 채울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한 상황인데, '갤럭시S23 FE'가 바로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폴더블폰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를 하반기에 상대하기엔 역부족인 만큼, 출고가를 낮춰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중간 수요를 노릴 수 있는 '갤럭시S23 FE'로 일반 바(Bar) 형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듯 하다"고 밝혔다.

◆ 예고된 '엑시노스 2300' 부활…성능 논란 잠재울 지 '관심'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FE'를 부활시키며 '엑시노스'를 만드는 시스템LSI사업부도 희망을 찾은 모습이다. '갤럭시S23 FE'에 '엑시노스 2300'을 채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 올라온 성능 측정 데이터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모델번호 SM-S919O와 관련된 것으로, ▲2.60GHz 1개 ▲2.59GHz 4개 ▲1.82GHz 4개 등 총 9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유출된 '엑시노스2300' 정보와 동일한 '1+4+4' 구조다.

'갤럭시S22'에 탑재된 '엑시노스 2200'은 '1+3+4' 구조로 구성됐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S24'에는 '1+2+3+4' 구조의 '엑시노스 2400(가칭)'이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영상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삼성전자 엑시노스 영상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앞서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전작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성능 저하 논란을 의식한 듯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2세대'만 AP로 채택해 '엑시노스'에 굴욕을 안겼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해 2월 말 출시된 후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이 스마트폰에서 작동될 때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발열과 전력 소모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그래픽과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리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당시 안전장치를 달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부족한 AP 성능이 꼽혔다.

이 일로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명성은 치명타를 입었다. 또 퀄컴이 스냅드래곤을 앞세워 플래그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믿을 구석이었던 MX사업부에서 외면 받았던 데다 확장을 노렸던 중저가 시장에서도 대만 미디어텍에 한참 뒤처진 모습을 보여 사업의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AP 출하량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19년에 14%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애플을 앞지르고 3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다 2020년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2021년 2분기 점유율은 5%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미디어텍은 42%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2위인 퀄컴(26%)과 격차를 더 넓혔다.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AP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줄어든 4%에 그쳤다. 1위는 32%를 차지한 미디어텍이, 2~4위는 퀄컴(28%), 애플(26%), 유니SOC(8%)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역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이 바로 AP 사양"이라며 "'엑시노스'는 한때 퀄컴 '스냅드래곤'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AP가 메모리·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하나의 칩에 담기는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바뀌면서 고전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 퀄컴 의존도 높은 '갤럭시'…노태문, '엑시노스'로 원가 줄이기 나설까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 MX사업부가 퀄컴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엑시노스'에도 기회가 생기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S23 울트라'의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퀄컴 부품 비중은 34%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부품인 모바일 프로세서(AP)를 비롯해 지문인식 센서 집적회로, 오디오 코덱, 전원관리IC, 와이파이, 블루투스,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모두 퀄컴이 공급했다.

반면 삼성에서 공급받은 부품은 디스플레이, 낸드플래시 등 33%로 퀄컴보다 1%포인트 낮았다. 갤럭시S21울트라의 부품원가 가운데 63%를 삼성 부품이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 시리즈 제조원가에서 삼성 부품보다 퀄컴 부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갤럭시S23' 시리즈처럼 퀄컴에 너무 많은 부품을 의지한다면 향후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기 때문에 노태문 사장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앞으로는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모두 적용하는 방식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브랜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엑시노스 브랜드 [사진=삼성전자]

이에 따라 삼성전자 MX사업부는 '갤럭시S23 FE'에 '엑시노스 2300'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음달 공개되는 '갤럭시워치6'에 '엑시노스 W930'을 탑재시키며 웨어러블 AP 시장에서도 '엑시노스'가 존재감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획득한 '엑시노스 W930'에 대한 블루투스 SIG 인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5'에 적용됐던 '엑시노스 W920'과 모델명(S5E5515)이 같다. W930도 W920과 동일하게 삼성전자의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되살리기 위해선 결국 플래그십 모델이 살아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픈 손가락인 '엑시노스2200' 후속작 성과에 따라 삼성전자 AP 사업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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