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슈퍼사이클을 목전에 둔 조선업계가 인력난 해소에 적극 뛰어들었다. 조선업계 인력부족 현상은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되며 꾸준히 해소의 필요성이 요구돼 왔다.
최근 기업들은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에 한창인 만큼 고도의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한화오션이 출범 후 첫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밝히며 국내 조선사들의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내 조선산업 인력은 구조조정이 시작된 2014년 말 대비 약 54% 감소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지난해 상반기 말 인력도 전년 말 대비 1.3% 추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업황이 개선되고 선박 건조량이 증가한 데도 불구하고 인력은 계속 줄어든 셈이다.
이 가운데 최근 조선부문의 채용시장에는 활력이 감돌고 있다.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선박 개발과 스마트 선박 개발에 한창인 조선사들이 '고급 인력 모시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출범 후 처음으로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다. 특히 과거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영업·사업관리, 구매·물류, 재경·재무, 법무 등 경영 지원 분야에서의 인재도 확충한다.
이와 함께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도 눈길을 끈다. 한화오션은 연·월차, 약정 휴일·휴가, 휴일 중복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무·관리직의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해 우수 인력 이탈을 막는다는 복안이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부산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전문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를 기반 사업장으로 판교R&D 센터, 대덕연구센터, 부산 R&D 센터를 설계·연구 거점으로 육성해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부산 R&D 센터는 2024년까지 협력사를 포함해 200명 이상이 근무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그룹 공개채용에 맞춰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한화오션 출범 이전부터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HD현대는 올해 1월과 3월 대졸 신입공채를 진행하며 800여 명의 인재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올 상반기에도 대졸 신입공채를 두 차례나 진행한 만큼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달에는 조선 부문을 비롯해 건설기계, 에너지, 로봇 등 전 계열사 경력 채용을 진행하며 기술 R&D 분야, 엔지니어링 등 미래 시장을 책임질 전문 기술 인재들을 대거 양성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HD현대는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설계, ICT, 생산관리, 영업, 경영지원 등 대학생 하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을 100여 명 이상 선발한다. 인턴에 선발되면 오는 9월부터 16주 근무 후 평가 결과에 따라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과 이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인한 저임금, 업종에 대한 미래 시각이 긍정적이지 못한 점,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등이 그간 인력난의 원인으로 꼽혀왔다"며 "최근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데다가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며 기존과는 달리 인력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조선4사는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 3사를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현대중공업 그룹이 자사의 인력을 부당한 방법으로 유인해 채용했다고 주장했으며 현재까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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