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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업계, '배터리 내재화 가속페달'…현대차도 만지작


테슬라 '수직계열화' 시동…中BYD, 전기차·배터리 자체 생산
현대차,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투자…PHEV 배터리 개발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금은 자체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하이브리드차(HEV)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자체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테슬라다. 사진은 테슬라의 중형급 SUV '모델Y' [사진=테슬라 코리아]
배터리 자체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테슬라다. 사진은 테슬라의 중형급 SUV '모델Y' [사진=테슬라 코리아]

배터리 자체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테슬라다. 지난 2020년부터 배터리 자체 생산을 공언했고 지난해엔 '4680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기차 생산의 수직계열화까지 도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텍사스주에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정제 공장을 다음 달 착공한다고 밝혔다. 연내 공장을 완공해 시운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완공되면 테슬라는 배터리 설계·생산에 이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공급망 전체를 확보하게 된다.

폭스바겐도 배터리 생산 자회사를 설립해 경쟁 완성차업체에 직접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7월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2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셀 공장 6개 건립계획을 밝혔다.

토머스 슈몰 폭스바겐 기술 담당 이사는 지난 3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업체로 거듭날 것이고, 유럽과 북미에서의 배터리 수요를 늘릴 것"이라며 배터리 내재화에 강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업체다. 사진은 BYD의 전기차 모습 [사진= BYD]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업체다. 사진은 BYD의 전기차 모습 [사진= BYD]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업체다. 이는 회사가 걸어온 독특한 이력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BYD는 사실 배터리 제조사였다. 1995년 설립된 전신 'BYD실업'은 휴대전화용 소형 배터리를 만들던 회사다. 2003년 중국 시안 지방정부 소유 국영기업인 '시안친촨자동차'를 인수한 것이 BYD가 자동차 제조사로 변모한 계기였다.

현재 BYD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직접 개발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고 있다. LFP 배터리의 장점은 널리 쓰이는 삼원계(NCM, NCA 등)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BYD는 중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4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6.2%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 상대적으로 뒤처진 도요타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보유 세계 1위 업체도 도요타로 알려져 있다. LFP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앞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겨 단숨에 선도 기업에 오른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배터리 업계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2021년 7월 미국의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 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1억 달러 지분 투자를 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전고체 배터리 업체인 팩토리얼에너지와 전략적 투자를 포함한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최근에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자체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11일 전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가 최근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내년에 출시할 자동차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전기차 폭증기에 배터리 수급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 배터리 제조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분류되기 때문에 향후 PHEV, 전기차 등 배터리 개발을 위한 발판도 마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에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현지 공장 건설과 동시에 배터리 내재화 등 수직계열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현대차·기아는 국제 비정부기구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전기차 전환 평가에서 하위권인 종합 13위에 그쳤다. 전기차의 품질 항목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기차 판매 목표가 다른 제조사보다 낮아 '전략과 비전' 항목에서 20점을 받았다.

지페이 양 ICCT 프로젝트 매니저 겸 승용차 프로그램 책임자는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높은 성능으로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전환에서 주요 글로벌 업체들을 따라잡을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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