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1년 사이 정규직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정규직 수는 줄어드는 반면, 기간제 직원 수가 대폭 늘어나 국내 대기업 고용의 질이 상당히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의 행보가 더욱 눈에 띄는 모습이다.
2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들 중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34개 기업들의 직원들과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정규직 직원수는 7천959명이 증가했다.
이어 LG이노텍이 2천157명, SK하이닉스 1천800명, LG에너지솔루션이 1천446명, LG디스플레이가 1천384명 등으로 1천 명 이상의 정규직 직원이 늘어났다.
500대 기업들의 전체 직원수는 지난 해 130만1천827명에서 올해 133만5천19명으로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임원수는 1만842명에서 1만1천916명으로 9.9% 증가해 직원 증가율의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인원 중 기간의 정함이 있는 비정규직은 지난해 7만4천680명에서 올해 10만 5천8명으로 40% 증가했다. 그 동안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들은 122만7천147명에서 123만11명으로 0.2%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한 직원 3만2천659명 중 91.2%인 2만9천793명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의 증가는 2천866명에 불과해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규직 직원들의 성별 증감을 보면 여성 직원들은 정규직(2.3%) 기간제(49.7%)로 증가했다. 남성 직원들은 1년 사이 정규직은 91만7천645명에서 91만3천452명으로 4천193명이 감소했으나, 기간제 남성 직원은 5만3천722명에서 7만3천920명으로 37.6%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사상 최대의 이자수익을 내고 있는 은행들이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려졌다. 10개 은행들의 직원 수는 8만9천55명에서 올해 8만2천328명으로 7.5% 감소하는 것과 달리 임원수는 181명에서 207명으로 12.6% 증가했다. 직원들의 수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정규직 수는 9.8% 감소한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직원의 수는 31.4% 증가하며 대조를 보였다.
4대 은행 중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기간제 직원수와 임원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으나, 정규직 직원수는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정규직 직원수와 임원수가 감소했으나, 기간제 직원은 9.1%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정규직, 기간제, 임원 모두 감소세를 나타났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의 정규직이 60.1%나 줄어 가장 심했다. 기간제는 19% 늘었고, 임원수는 7.1% 증가했다. 부산은행도 정규직은 4.7% 감소했으나, 기간제는 63.5%, 임원은 10.5% 늘었다. 경남은행은 정규직이 4.4% 줄었으나, 기간제와 임원은 각각 33.8%, 21.4% 증가했다.
건설 및 건자재 업종에서도 정규직은 지난해 5만5천978명에서 올해 5만776명으로 9.3% 감소했다. 반면 기간제 직원은 1만7천824명에서 2만1천622명으로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982명에서 1천124명으로 12.6% 증가하며 정규직 감소와 대조를 보였다.
기업별로는 삼성물산(정규직 2.3%, 기간제 32.4%, 임원 6%), SK에코플랜트(정규직 –27.4%, 기간제 13.0%, 임원 27.0%), 서희건설(정규직 –4.1%, 기간제 1.3%, 임원 5.7%) 정도의 순이었다.
철강업종에서는 지난해 직원 4만3천223명에서 올해 4만2천578명으로 1.5% 감소하는 사이 임원은 304명에서 356명으로 14.6% 증가했다. 직원들의 감소에서는 정규직이 1천958명 줄어 들어 4.6% 감소한 반면, 기간제 직원은 1천313명 늘어 114.2%의 증가세를 보이며 대조를 보였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철강업종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석유화학 업종의 29개 기업들의 직원수는 지난해 6만4천753명에서 올해 6만6천777명으로 3.1% 증가했으나, 정규직은 1천792명(2.8%) 감소했고 기간제가 3천816명 증가한 결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977명에서 1천78명으로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에서도 지난해 정규직은 2만4천261명에서 올해 2만3천607명으로 2.7% 감소한 반면, 기간제 직원은 8천30명에서 9천542명으로 1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원들의 수는 677명에서 840명으로 19.4% 늘었다. 이러한 현상이 심한 증권사들로는 아이비게이투자증권(정규직 –10.7%, 기간제 15.4%, 임원 3.8%), 유안타증권(정규직 –8.6%, 기간제 56.4%, 임원 26.9%), 미래에셋증권(정규직 –7.1%, 기간제 –0.7%, 임원 24.8%), 대신증권(정규직 –3.2%, 기간제 9.7%, 임원 13.3%) 순이었다.
반면 정규직과 기간제 임원들의 수가 고르게 증가한 업종으로는 제약(정규직 15.6%, 기간제 100.4%, 임원 18.1%), IT전기전자(정규직 8.64%, 기간제 27.1%, 임원 7.5%), 서비스(정규직 8.2%, 기간제 52.3%, 임원 22.4%) 순이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